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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최저 영하 56도…미국 전역에 '북극 한파'

체감온도 최저 영하 56도…미국 전역에 '북극 한파'
미국의 대부분 지역에 북극 한파가 덮치면서 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비상이 걸렸습니다.

14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캐나다 대초원에서 쏟아져 내려온 북극 고기압이 미 서북부에서 중동부까지 한파를 몰고 와 며칠째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NWS는 미 전역에서 총 9천500만 명이 이날 자정 기준으로 한파 경보와 주의보, 경계령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한파 경보와 주의보는 체감온도가 영하 17도(화씨 0도) 아래로 떨어질 때 발령됩니다.

특히 몬태나주와 노스·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체감온도가 영하 56도(화씨 영하 69도)까지 내려가는 혹독한 강추위가 예상됐습니다.

NWS는 "불행히도, 강해진 찬 공기가 한랭전선을 남쪽으로 밀어내면서 이 위험한 추위가 앞으로 며칠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CNN 방송은 미국 인구의 75% 이상이 앞으로 7일 동안 영하의 기온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중남부와 오대호 인근, 북동부 등 지역에는 폭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처음 열리는 아이오와주에도 한파와 폭설, 강풍이 동시에 몰아쳐 후보들이 일부 유세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특히 후보 선출을 위한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15일 아이오와주 수은주가 영하 29도까지 내려갈 수 있는 것으로 예보되면서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흥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리건주에서는 전날 폭설과 얼음 폭풍이 몰아치면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고, 추위로 인한 사망자도 나왔습니다.

AP통신은 오리건주에서 추위와 관련해 3명이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전날 한 캠핑카 안에서 사람들이 모여 불을 피우며 추위를 녹이던 중 밖에서 나무가 쓰러지면서 차를 덮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여러 명이 차 밖으로 탈출했지만, 30대 초반의 여성 1명이 차 안에 갇혀 숨진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또 오리건주 레이크 오스위고 지역에서는 전날 강풍으로 큰 나무가 쓰러져 주택을 덮치면서 집안 2층에 있던 한 노인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리건주는 통상 겨울에 비가 내리고, 강추위와 폭설이 이례적인 지역이어서 이번에 피해가 더 컸다고 AP는 전했습니다.

미국의 한 도로에 눈보라가 몰아치는 모습

동부 뉴욕주 버펄로시 당국은 1∼2피트(30∼60㎝)의 적설량이 예보됨에 따라 주민들에게 차를 몰고 도로에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프로풋볼(NFL) 버펄로 빌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NFL 플레이오프 경기도 악천후로 인해 연기됐습니다.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을 드나드는 항공편의 절반 이상이 취소됐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과 덴버 국제공항,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서도 다수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됐습니다.

폭설과 폭풍은 남부 지역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아칸소와 미시시피 북부, 테네시 서부 일부 지역에 4∼6인치(10∼15㎝)의 눈이 예보됐습니다.

새러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는 선제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해 필수 물품을 운반하는 트럭 등 차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했습니다.

강추위에 난방 수요가 치솟으면서 전력망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닷컴에 따르면 현재 미 전역의 총 28만여 가구(이하 상업시설 포함)에 전기가 끊긴 상태입니다.

지역별로는 오리건주 1만6천여 가구, 펜실베이니아주 4만7천여 가구, 미시간주 4만2천여 가구, 위스콘신 3만여 가구, 뉴욕주 1만여 가구 등입니다.

2021년 2월 이례적인 한파와 대규모 정전 사태로 큰 피해를 봤던 텍사스주에서도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주 전력망을 운영하는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는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추위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민들에게 전력 사용 경계령을 내렸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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