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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우리 민족끼리" 강조하더니…"교전국, 괴이한 족속"

<앵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나라다, 이렇게 정의를 했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은 민족과 통일의 개념도 점차 바꾸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하고 있는지 김아영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2006년 제작한 기록 영화 우리 민족끼리 손잡고입니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6.15 공동 선언을 기념하고 성과를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북한, 우리 민족끼리 시대

['우리민족끼리 손잡고'  기록영화 : 6·15 시대, 우리 민족끼리 시대, 위대한 자주 통일의 새 시대를 펼쳐 놓았습니다.]

화해, 협력을 강조한 남한과 달리 북한은 6.15 선언 이후 외세, 즉 미국을 배제하기 위한 논리로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해 왔는데요. 

[조선중앙TV 좌담회 (2010년) : '우리민족끼리' 이념이 제시된 이후는 이런 친미 사대 외세 굴종 의식이 점차 남조선 사람들 속에서 버림을 받아서 시대의 기슭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그나마 이렇게 활용하던 민족 공조의 개념에 대해서도 최근에는 그 입장이 바뀌었죠. 지난달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나온 김정은 총비서의 지침은 이랬습니다.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습니다.]

민족이 사라진 자리는 괴뢰, 졸개, 족속 같은 비아냥 가득한 표현들이 차지했습니다.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김정은은 통일도 성사되지 않을 거라면서 남북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시기라고 밝혔고 후속 조치가 이어졌습니다.

외무성은 대남기구를 정리하기 위한 협의회를 열었고 선전 매체에서는 통일, 민족 표현이 들어간 코너들이 속속 삭제됐습니다.

동해선과 경의선, 남북을 연결하는 육로에는 지뢰를 묻었습니다.

김정은

김정은이 밝힌 대로 진보 정부, 보수 정부 모두 겪어봤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는 판단이 노선 전환의 배경으로 보입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2019년 이후 남북 간 대화, 협력을 중단하고 있다며 북한의 통일 인식, 대남 정책의 변화는 현 정부 출범 전부터 지속된 일관된 흐름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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