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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00일…확전 기로에 선 일촉즉발 중동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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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오는 14일은 이 전쟁의 100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12일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선 1천200여 명이 숨졌습니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끌려간 약 240명의 이스라엘 인질들 가운데 일부는 석방됐지만, 나머지 약 130명의 인질이 여전히 억류돼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자지구에선 팔레스타인인 2만 2천8백여 명이 숨졌고, 5만 8천여 명이 다쳤으며, 가자지구 건물의 3분의 1이 파괴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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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살펴보면, 이스라엘은 전쟁 직후 가자지구 북부에 공습을 가해서 북가자지구의 70%를 파괴했는데, 현재는 가자지구의 중남부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자 주민들은,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통로인 라파 국경이 일시적으로 열렸을 때 약 1,100명이 이집트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는데, 국경 닫힌 이후로도 피난 행렬이 이어져, 유엔 산하기구 추산 피란민 100만 명이 라파 난민촌에 모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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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북쪽에는 레바논이 있는데, 이 레바논의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습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접경지역뿐 아니라 레바논 수도인 베이루트 남쪽의 하마스 시설도 공습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헤즈볼라 대원 130여 명이 숨졌는데, 헤즈볼라 지휘관 가운데 최고위급인 위삼 알타윌도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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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나스랄라|헤즈볼라 지도자 (지난 3일)
만약 적이 레바논에서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우리는 어떤 제한도, 규칙도, 구속도 없이 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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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로 넘어가자면,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분의 1이 지나가는 이곳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에 맞서 팔레스타인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11월 19일 이스라엘 관련 화물선을 나포한 걸 시작으로, 1월 10일까지 민간 선박을 약 26차례 공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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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미국이 지난달 다국적 함대 연합을 꾸리며 대응 중인데, 홍해뿐 아니라 에너지 수송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유조선이 나포되면서 주요 교역로의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란 폭발 사건

이란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의 4주기였던 지난 3일 자살폭탄테러로 약 3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IS 아프간 지부 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배후임을 자처했지만, 이란은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다고 의심하며 보복을 경고해 왔습니다.

이렇게 중동의 곳곳이 일촉즉발의 화약고처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전체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언제까지 계속되고, 또 이와 관련한 주요 변수는 무엇일까요?
 

'소기의 목적' 달성한 하마스와 이란

일단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전망과 변수를 살펴보려면, 전쟁 당사자들의 목적부터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하마스는 정강 정책상 이스라엘을 없애는 게 목표인 정파이긴 하지만, 이번 전쟁의 목적은 단순히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만 그치진 않습니다. '하마스가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과 '중동지역 평화 무드의 차단'을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이희수|성공회대 명예교수
하마스의 입장에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나 서안지구의 상황이 너무 일방적으로 생존권이 박탈당한 데에 대해 말하자면 '게임 체인저'의 순간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절박한 상태에서 무언가 어떤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했을 것 같고... 사우디조차도 이스라엘과 먼저 수교하고 팔레스타인 문제를 차후에 논의하는 방향으로 가면, 그런 절박한 문제가, 논의의 기회 자체가 닫혀버릴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 같습니다.

당초 이스라엘은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모로코와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어,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도 국교 정상화를 모색해 왔습니다. 이러한 평화 무드가 하마스와 그 배후 이란으로선 자신들을 고립시킬 수 있는 위협으로 인식했다는 겁니다.
 
브랜든 아이브스|서울대 외교학과 조교수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는 이란의 목표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정상화 과정을 방해하는 것이었습니다.
 
모아멘|한국외대 교수
하마스의 공격 한 달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과 완전한 평화가 이뤄지면,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략) 이게 바로 이란이 평화 프로세스를 중단한 이유입니다.

즉, 하마스의 당초 의도가 실제로 이스라엘 군의 보복을 촉발해 아랍 국가들의 분노를 유도하고, 중동에서 잇단 평화 무드를 좌초시키는 것이었다면, 소기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관련 평화 협정 논의를 중단시킨 데다, 아랍 국가들의 적개심까지 불러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인질 협상의 조건으로 걸긴 했지만, '장기 휴전' 또는 '영구 휴전'과 같은 카드를 꺼낼 수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모아멘|한국외대 교수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하마스와 이란은 이미 승리했습니다. 왜냐하면 중동에서의 평화 프로세스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가까운 장래의 어떤 합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두 국가 해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하마스 궤멸'·'인질 구출'…남아 있는 이스라엘의 과제

반면, '하마스 궤멸'과 '인질 구출'을 전쟁의 목적으로 공표한 이스라엘의 입장에선, 아직 하마스를 없애지도, 또 인질을 다 구출하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즉, 이스라엘 전시 내각의 입장에선 전쟁의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한 상태를 앞으로 전쟁을 이어갈 명분으로 삼을 수 있는 겁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전쟁에 영향을 줄 변수들이 발생합니다. 우선, 10월 7일의 공격을 막지 못한 실패로 책임져야 마땅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 목표 뒤에 숨어 자신과 연정세력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 전쟁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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