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동결…물가·경기·PF·부채 난제에 1년째 유지

한국은행이 지난해 2·4·5·7·8·10·11월에 이어 오늘(11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묶었습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늘 오전 열린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습니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습니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습니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해 2월 동결로 깨졌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1년째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은이 8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은 부동산PF·물가·경제성장·가계부채 등 상충적 요소들의 복합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 성장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지만 불확실하니까 인상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많이 안 떨어지는 데다 미국의 현재 통화정책 등을 고려할 때 내리기도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7월 첫 인하를 예상하며 "소비가 하반기로 갈수록 부진할 가능성이 큰 데다, 이때쯤 서비스 중심으로 물가 상승률 하락도 뚜렷해지면서 한은의 정책 대응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한은의 동결(3.5%)로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2%p로 유지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