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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 마리 안락사 위기…제주 유기견 보호소에 '철거 명령'

<앵커>

제주의 한 민간 유기견 보호소가 철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임야에 불법 건축물을 지었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시설 폐쇄 시 200여 마리의 유기견이 안락사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효형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시내 한 민간 유기견 보호소.

학대로 한쪽 눈을 잃고, 다리가 불편한 행운이는 안락사 직전 이곳에서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행운이처럼 갈 곳 없는 개들의 쉼터이면서도 지난해에만 45마리를 분양 보내는 등 반려견 문화에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와 입만 남긴 채 생매장됐던 '베리' 역시 이곳을 거쳤습니다.

이곳은 행운이를 비롯한 200여 마리의 유기견들이 생활하고 있는데, 지금은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유기견 보호 시설이 임야에 지은 불법 건축물이라며 제주시가 철거를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토지주와 협의만 되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던 보호소 입장에선 날벼락이었습니다.

[고길자/'ㅎ' 유기견보호소장 : 눈·비 다 맞으면서 그냥 집만 놓고 맨땅에다 줄 매서 다 키우라는 건데, 그것이거든요.]

보호소에서 철거에 나서지 않자 제주시는 결국 경찰에 고발했고, 다음 주 조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올 들어선 강제이행금 징수를 위해 통장까지 압류했습니다.

[고길자/'ㅎ' 유기견보호소장 : 나올 돈이 어딨습니까. 하다 보니까 내 개인 통장으로 압류돼 있더라고요. 시장 못 보는 건 괜찮아요. 내가 어디 가서 얻어먹어도 되니까. 그런데 우선은 애들 문제죠. 애들 문제가 제일 힘들어요.]

게다가 최근 주변에선 도로 개설 등 개발까지 시작돼 땅값까지 들썩이면서 더 남기는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이사도 알아보곤 있지만, 아직 갈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제주시는 여러 민원에도 이미 충분한 시간을 줬다며, 더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또 보호소를 제도권에서 관리하려 해도 불법 문제가 걸려 있는 한 진행은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보호소가 폐쇄되면 유기견들은 안락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출구전략도 없어 보호소 유기견들은 이제 내일을 기약하기도 힘든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JIBS)

JIBS 이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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