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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오늘 선거 하면 트럼프가 대통령"…그의 '복수와 분노'가 먹히는 이유

[김수형의 글로벌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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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글로벌 인사이트는 올해 지구촌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지 모르는 미국 대선 얘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의사당 폭동 사태를 워싱턴 특파원으로 현장에서 취재했던 저는 미국 민주주의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앞 연설에서 대선 불복을 선언했고, 끓어오른 지지자들은 의사당 난입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을 저질렀습니다. 밤늦게 주방위군이 투입됐고, 워싱턴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당시 미국 대통령 (2021년 1월 6일 현장 연설)
우리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승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도둑질이 있었는데, 승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청문회와 검찰 수사를 거치며 정치권에서 퇴출될 뻔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 수치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능가하는 유력 대선 후보가 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가 뭘까요?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그는 과연 백악관의 주인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지금 선거 하면 미국 대통령... 심상치 않은 트럼프 돌풍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4개의 개별 형사 사건에서 모두 91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①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사태 등으로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을 시도했다는 사건 ②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압력을 행사한 사건 ③ 국가 기밀문건을 불법 반출해 보유한 사건 ④ 성인 배우에게 입막음 금품을 지급한 사건 등에서 여러 범죄 혐의로 기소돼 형사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게 된 겁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정치적 악재인지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트럼프에게는 오히려 호재였습니다. 심지어 오늘 대선을 치른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기소됐다는 이유로 출마 자체를 막기는 어렵고, 최종 선고가 대선 전에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트럼프 돌풍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선거 제도가 우리와 다르다는 걸 파악해야 합니다. 총 득표 수에서 앞서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선거인단의 간접 선거로 대통령을 정하는 미국에서는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스윙스테이츠, 경합주 6곳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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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론조사 전문 사이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에서 최근 3개월 대선 여론 조사를 평균 내봤더니 경합주인 서부의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 트럼프, 바이든은 각각 47 / 42, 49 / 43을 기록했습니다. 북부 러스트 벨트의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는 46 / 44, 46 / 41로 집계됐습니다. 남부 선벨트의 조지아에서도 48 / 43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근소하게 트럼프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경합주에서는 딱 한 곳, 위스콘신에서만 바이든, 트럼프가 46 / 46으로 동수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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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트럼프 두 사람의 표차이가 705만 표로 집계됐는데요. 경합주 결과를 뜯어보면 가장 박빙 승부가 펼쳐졌던 조지아, 애리조나, 위스콘신 3곳에서 표 차이는 각각 1만1,779, 1만457, 2만682에 불과했습니다. 단 4만2,918표로 전체 대선의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각 주별로 이긴 사람이 선거인단을 승자 독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해당 주에서 트럼프가 그만큼만 더 득표했다면 두 사람의 확보 선거인단은 269 대 269 동수가 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실 실질적인 표 차이는 우리나라 강원도 철원 인구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바이든이 700만 표 넘게 표를 얻고도 선거인단은 동수가 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경합주에서 여론 조사 결과에서 밀린다는 건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재임에 분명합니다. 물론 대선이 1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바이든의 반전 카드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미국 경제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여론조사로 대선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래 폭발적인 팬덤을 몰고 다니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선거에서 쉽게 지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승민 │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바이든은 원래 전통적으로 이렇게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정치인은 아니었어요. 중간선거에 승리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엄청난 선방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또한 미국 의회 하원과 각종 이런저런 대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승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사람들이 얕보는 만큼 쉽게 지지는 않을 것 같고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젊은 층과 소수 인종에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건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USA 투데이에서 조사를 해봤더니 히스패닉 유권자와 젊은 유권자에서 모두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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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승민 │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유색 인종과 젊은 층에는 정치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이 많거든요. 지금 내 삶이 어떠한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경제가 안 좋다는 사실 때문에 바이든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큰 상황인 것 같아요.

게다가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는 유능한데 바이든은 무능하다 이렇게 보는 경향이 고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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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고령인 81세 나이로 재선에 출마하는 바이든에 대해 유권자 75%가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했을 정돕니다. 말실수가 잦고, 심지어 종종 넘어지기까지 하는 바이든을 보면서 '너무 나이가 많다'는 걱정을 하는 유권자들이 많은 겁니다.

지지율도 40%를 밑돌고 있는데, 2차 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지지율이 낮은,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래, 코로나 팬데믹만 아니었으면, 트럼프 때 경제가 좋았지' 이런 생각을 하는 미국 유권자들이 많아진 겁니다.

트럼프 돌풍의 비결은?...'마가(MAGA)' 콘크리트 지지층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가 될 게 확실시됩니다.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로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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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트럼프 지지율을 능가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물론 최근 반짝 인기로 주목받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하는 건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이유가 뭘까요?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선거 구호를 딴 MAGA 지지층,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트럼프 콘크리트 지지층의 열광적인 지지 때문입니다. 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에 비유하는 광신도 같은 지지자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신의 서사를 트럼프에 투영해 그가 신처럼 완결 무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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