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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미성년자라 갚기 어렵다면?"…10만 원 벌려던 '경복궁 낙서범'에 '억대 복구비' 청구한다

지난해 12월 '스프레이 낙서 테러'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이 복구를 마친 한편, 복원 과정에 쓰인 비용만 1억 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문화재청은 가벼운 마음에서 한 낙서라 하더라도 국가유산(문화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복궁 담벼락 낙서범들에게 총 1억 원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는 한편, 재발 방지에도 힘을 쏟기로 했습니다.

오늘(4일) 문화재청은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이 복원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6일 담장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한 이후 19일 만입니다.

현재 전체 복구 과정의 80% 정도 마친 상태이며, 동절기에 무리하게 작업할 경우 담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당분간 표면 상태를 살펴본 뒤 4월 이후에 보존 처리 작업을 마칠 예정입니다.

지난달 두 차례 발생한 '낙서 테러'로 피해를 본 담장은 총 36.2m 구간에 달합니다.

경복궁 서측의 영추문 좌우측에 12.1m,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좌우측에 24.1m가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뒤덮여 훼손됐습니다.

1차는 10대 남성, 2차는 20대 남성이 낙서했습니다.

이번 두 차례 낙서로 인한 복구 작업엔 총 8일간 연인원 234명, 하루 평균 약 30명의 인력과 레이저 세척기 등 전문장비가 투입됐습니다.

낙서 흔적을 지우기 위한 물품 비용으로만 총 2천153만 원이 쓰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문화유산 분야에서 인력이나 장비 가격을 산정할 때 참고하는 '문화재수리 표준 품셈'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의 하루 일당은 31만 원으로 계산됩니다.

고정주 경복궁관리소장은 "보존 처리를 담당한 전문 인력과 가림막 설치를 담당한 직영보수단의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고려하면 (전체 비용은) 1억여 원으로 추산된다"라며 "수사 상황 등을 지켜보며 (경찰에 붙잡힌) 10대 미성년자, 추가 범행을 저지른 사람,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낙서 테러'에 손해배상 청구가 이뤄지면 2020년 문화재보호법 개정 이후 첫 적용 사례가 됩니다.

이전까지는 복구 명령을 내리거나 형사처벌이 주를 이뤘습니다.

동상적인 절차를 고려하면 손해배상 청구는 수사나 재판이 끝난 뒤 감정 평가가 완료되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화재청은 향후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복궁을 비롯한 4대 궁궐, 종묘, 조선왕릉 등 주요 문화유산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대책도 이날 발표했습니다.

4대 궁궐과 종묘 등 주요 문화재의 외곽 담장 순찰을 강화하고, CCTV 110대를 추가 설치하며, 이를 감시 감독할 관리 인력과 관련 예산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또 문화유산 훼손을 막기 위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보고 '문화재 훼손 신고'(☎1661-9112) 제도를 널리 알리고, 신고자에 포상금을 지급하는 포상제도 등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작은 낙서도 문화유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윤형 / 구성 : 진상명 / 편집 : 김남우 / 제작 : 디지털뉴스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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