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법원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의 이른바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무효화했습니다.
무효화된 법은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행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을 대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뒤집는 걸 원천봉쇄하는 내용입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대법관 15명 중 8명의 찬성으로 해당 법을 무효화하며, "문제의 입법이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의 기본성격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 여당과 연정 측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인의 단합을 저해하는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롤랑/이스라엘인 : 대법원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야당과 입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시민단체들은 '시민의 승리'라며 환영했습니다.
[마카엘/이스라엘인 : (대법원의 결정은) 민주주의가 여전히 작동하고, 정부가 지지자들만이 아닌 국민 모두를 대표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전쟁 장기화 등으로 리더십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에게 추가 악재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 내부의 복잡한 혼란상이 가자지구 전쟁의 향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재작년 말 재집권에 성공한 뒤 '사법 정비' 명목으로 사법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입법을 강행했는데, 이후 이스라엘에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수개월간 극심한 혼란이 계속됐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