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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2023년도 지속된 일본 증시의 강세, 코스피도 가능할까

[스프칼럼] (글 : 김학균 김학균 리서치센터장)

스프칼럼(김학균)
2023년 KOSPI는 18.7% 올랐지만,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8.5%(~12월 28일)나 상승했다. 2022년에도 KOSPI는 -24.9%, 니케이225지수는 -9.8%로 일본 증시의 성과가 훨씬 좋았다. 최근 10년 동안 KOSPI가 니케이225지수 대비 성과가 나았던 해는 3개년에 불과했다.

일본 증시의 강세를 설명할 수 있는 요인들로 BOJ(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 그로 인해 파생된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기업들의 수혜 등을 꼽을 수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동력은 주주권 강화가 아닌가 싶다. 주주권 강화를 통해 정체된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본다.

스프칼럼(김학균)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월 말 일본경제신문에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일본에서 경영진들의 MBO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였다. MBO(Management Buy Out)는 경영진이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1980년대 미국에서는 MBO가 횡행했는데, 당시 MBO에는 탐욕적인 경영진들의 욕망이 투영돼 있었다. 경영진이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상장폐지시킨 후,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쪼개 팔아 이익을 챙기곤 했다. 오레오 쿠키와 리츠 크래커로 잘 알려진 식료품 회사 'RJR 나비스코'의 CEO였던 로스 존슨과 기업 사냥꾼인 사모펀드 KKR이 격돌했던 1988년의 경영권 분쟁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사건인데, 로스 존슨은 KKR 못지않은 욕망의 화신이었다.

최근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는 1980년대 미국의 사례들과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주주행동주의자들의 경영 간섭이나 배당 확대 요구 등이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주식투자자들이 기업과 운명을 같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언제든지 주식을 팔면서 해당 기업과의 인연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들의 이해는 다분히 단기적이다. 반대로 기업의 경영진이나 노동자들이 기업에 대해 가지는 이해관계는 보다 장기적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려될 때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 기업과의 관계를 끊을 수 있지만, 기업의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경영자와 노동자들은 금리를 올리거나 말거나 일상적 경제 활동을 멈출 수 없다. 일부 일본 기업들은 단기주의에 경도돼 있는 주식시장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MBO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제약사인 다이쇼제약이 역대 최대 규모인 7100억 엔의 주식매입을 발표했고, 교육업체인 베네세홀딩스도 내년 2월 초부터 자사의 주식을 매입해 상장폐지를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 내에서의 M&A도 활성화되고 있다. 2023년 일본 내에서 벌어진 M&A 규모는 7조 7천억 엔으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들이 쌓아 놓은 잉여현금이 M&A의 재원으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정책적 자극도 기업들의 행동에 영향을 줬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8월 새로운 M&A 지침을 발표해 '기업들이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적대적 인수 제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일본 기업들은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사들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한국의 배당 성향은 20%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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