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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새해엔 나보다 남을 위한 큰 결심 어떨까요?

[뉴욕타임스 칼럼] This Year, Make a Resolution About Something Bigger Than Yourself, By Roger Rosenblatt

스프 NYT 뉴욕타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로저 로젠블랏은 작가다. 최근 저서로 “백내장 블루스”가 있다.
 

새해 결심은 보통 소소한 바람이나 기도가 대부분이다. 지금 나는 이러한데, 사실 저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비는 소원들이다. 전에는 이걸 원하곤 했는데, 이제는 저걸 갖고 싶어지기도 한다.

너도나도 어김없이 새해 결심을 한다는 건 누구나 어딘가 고치고 개선하고 싶은 게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해의 나보다 뭐라도 나은 내가 되겠노라는 맹세라고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나처럼 환갑이 넘은 사람들의 결심에는 보통 새해처럼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관한 바람뿐 아니라 지나간 시간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이 담긴다.

우리가 지나온 삶을 돌아본다는 건 곧 지난번에 했던 다짐과 그 다짐을 지키지 못한 나 자신을 마주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한 번의 새해가 그렇게 왔다 가고, 매번 새해를 기다리며 “카운트다운”할 때마다 괜히 내 마음도 가라앉는다. 갈수록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어 보이고, 그래서 시간이 점점 더 소중해진다.
 
역사학자이자 철학자인 루이스 멈포드는 산업화 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계는 증기기관이 아니라 시계라고 믿었다. 시간이야말로 사람이 에너지를 쓰는 모든 일과 모든 제품에 깊숙이 관여하는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산업화의 본질은 곧 모든 게 제때 맞춰 돌아가는 것이었다. 삶의 모든 측면에, 심지어 사랑에도 시간이 관여하지 않는 일은 없다. 시간은 곧 모든 것의 근본과 엮여 있다.

그래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평범한 인사는 어딘가 서글픈 아우성처럼 들린다. 조급함도 느껴지고 말이다. 올해는 과연 진짜로 작년보다 뭐라도 나아질까?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라면 분명 그럴 거다. 우리는 건강도, 몸매도 더 잘 가꾸고, 더 현명하게, 돈도 많이 벌고, 하는 일마다 성공하며, 인기도 많고, 생산성도 높고, 옷도 잘 입고 행복한 삶을 살 테니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헛되고 어리석으며, 실망할 게 뻔한 악순환의 고리에 발을 담근다.

순전히 자기 자신에만 집중하는 약속과 다짐의 가장 큰 문제는 그 다짐이 병아리 눈곱만큼 너무나 사소하다는 점이다. 당신이 살을 빼든, 운동을 꾸준히 하든, 더 열심히 일하든, 술을 끊든 담배를 끊든 이 세상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지 않나.

담배를 끊든 하루에 세 갑을 피든, 매일 운동을 하든 아예 운동과 담을 쌓든 이는 모두 당신의 삶이니, 당신이 알아서 선택할 일, 즉 당신의 개인적인 삶에 불과하다. 그러는 와중에도 고통받고 서로 편 갈라 싸우고 씨를 말릴 때까지 파괴를 멈추지 않는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이 세상은 계속 돌아간다.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나 자신의 건강 관리와 운동 계획을 짜는 데 몰두하는 대신 그 열정과 수고를 바람직하지 않은 인간 행동의 정수라 할 만한 커다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는 쪽으로 쏟아부어 보는 거다. 전쟁, 편견과 혐오, 잔인함,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 등 해결할 문제들은 차고 넘친다. 그저 그런 뻔한 결심을 두루뭉술하게 세워놓고 작심삼일 할 바엔 정말 해내야만 하는 다짐의 목록을 세우고 실천해 보는 거다.
 
월트 휘트먼은 시 “풀잎(Leaves of Grass)”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대지와 태양과 동물을 사랑하고, 부를 경멸하며 도움을 청하는 이에겐 아낌없이 도움을 주는 것. 또 어리석고 미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떨쳐 일어서는 일 말이다. 학교나 교회에서, 또 책에서 배운 가르침들을 전부 다 새로 의심해 보고, 당신의 영혼을 욕되게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이든 가차 없이 버려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당신의 육신 자체가 곧 훌륭한 시가 될 것이다.

그대로 해보자. 무언가 가치 있는 결심을 찾고 있다면, 휘트먼의 글귀는 찬찬히 새겨듣고 따라 해 보기에 괜찮은 조언이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란 게 얼핏 너무 거창한 목표에 불가능한 미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몇 가지 올바른 결정을 적절한 순서로 잘 내리기만 하면 된다. 결심을 실제로 행동에 옮기면 그게 곧 결정이다.

나와 일하는 편집자가 한 번은 자기가 어렸을 때 아이오와에서 농부로 일하는 할아버지한테 들은 얘기를 해줬다. 당시 어린 소년이었던 편집자는 드넓은 옥수수밭을 보고 할아버지한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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