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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내가 나에게 상을 준다면?…2023 '셀프 연말대상'

[사까? 마까?] (글 : 이보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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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종교가 없거나 다른 사람도 휴일에는 마음이 여유로워지잖아요. (축제의 시간을 위해 고생하는 분들께는 감사드립니다.) 세상엔 여전히 사랑과 자비, 정의가 필요한 곳이 많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도 계시겠지만, 우리들 개개인은 할 수 있는 만큼 다정한 마음을 보내고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빨간 날 하루 생기는 건 고마운 일이고 이번엔 주말까지 이어져 꽤 긴 연휴였죠.

회사나 학교, 사적 공적 모임이나 이런저런 공동체에서 가는 해를 정리하고 오는 해를 맞이하다 보면 12월 마지막 주와 1월 첫 주는 뭐 했는지 모르게 슬그머니 지나가 버리더라고요. 요즘에는 가요대상, 연예대상, 연기대상 같은 방송사별 시상식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음악계, 영화계, 출판계, 방송계 등 각종 시상식이 열리는 12월엔 누가 큰 상을 받으려나 올해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들썩들썩 기분 좋은 호기심이 생기곤 합니다. 올해의 책, 올해의 영화, 올해의 장소, 올해의 잘 산 물건, 올해의 성취 같은 목록을 꼽으시는 분도 많더라고요. 100개의 질문으로 한 해를 정리하고 기록하는 <연말 정산>이라는 독립출판물(데이오프)도 인기입니다.

저도 연말을 맞이해, 한 해를 정리하면서 지금껏 쓴 일기와 일정표를 죽 훑어보았어요. 과거와 확연히 달리 삐걱거리는 몸을 느끼며 한 해를 시작했더라고요. 정형외과 물리치료와 한의원의 침과 추나, 통증 치료를 위한 마사지를 두루두루 경험하고, 요가와 스트레칭으로 살살 몸을 달래고, 그 시간을 글로 촘촘히 기록했어요. 아직도 무리한 운동을 할 때는 아닌 것 같아서 느릿느릿 조심스럽게 몸을 돌보려고 합니다. 자기에게 맞는 방식으로 하는 게 운동이든 치료든 중요할 텐데, 마음이 편해지는 치료사분을 운 좋게 만나서 꽤 오래 다니고 있습니다.

스프 사까마까
2023년을 시작하면서 몸을 잘 살피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새해맞이 다짐이라 좀 강력하고 오래갔던 것 같기도 합니다. 또 통증에 집중하고 미세한 차이를 알아차리고 글로 쓰면서 다른 재미를 느끼니 계속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재미를 느끼지 않으면 지속하기가 힘들잖아요. 저는 일기든 낙서든 편지든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기록을 재미 요소로 삼았어요. 여러분도 나만의 재미 포인트를 찾으시길 바라요!

봄에는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해 본 적 없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혼자 일하고 주로 혼자 지내는 저로서는 협업이 엄청난 부담이었는데 해보니까 또 아주 못할 일은 아니더라고요. 물론 서로가 다른 걸 이해하기 힘들고, 어쩔 수 없는 외부 요인 때문에 일이 잘 안 풀리는 상황도 생겼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 오히려 일이라는 게 다 그런 것이겠거니 이해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여름엔 지난겨울부터 준비한 책 <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가 출간되어 바쁘게 전국으로 돌아다녔습니다. 독자를 만나고 책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고맙고 기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을엔 가슴 뛰는 인연을 만나 찬란한 시간을 보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훌쩍 몇 달이 지나버렸고, 많은 일이 마무리된 겨울엔 오랜 친구인 우울과 무기력이 또 찾아왔어요. 심리상담을 하고 다정한 친구들이 시간을 함께 보내줘도 결국은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이 있더라고요. 그렇지만 고마운 사람들의 존재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먼저 내밀어준 손을 뿌리치지 않는 힘, 가끔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도움을 요청하는 힘, 마음에 썩 들지 않는 자신을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힘을 가질 수 있기를요. 저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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