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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명 사상 도봉구 아파트…"결정적 증거" 현장서 나왔다

16층 아래로는 스프링클러 없어

<앵커>

어린 딸을 안고 4층에서 뛰어내린 아빠를 비롯해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친 도봉구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이 진행됐습니다. 현장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를 발견한 경찰은 누군가의 부주의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박서경 기자입니다.

<기자>

성탄절 새벽 발생한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

이 불로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습니다.

1차 합동감식에 나선 경찰과 소방은 불이 시작된 70대 노부부의 3층 세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작은 방에서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와 라이터 등을 발견했습니다.

이 때문에 누전 등 전기적 요인이나 방화보다는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상훈/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 : 현장에서 결정적 증거물들이 나왔는데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 등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스프링클러는 16층 아래로는 설치돼 있지 않았고, 방화문은 있었지만 모두 열려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아파트 1층이 필로티 구조라 외부 공기가 원활히 유입돼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망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한 부검도 실시됐습니다.

4층 주민 30대 박 모 씨는 불길을 피해 7개월짜리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가 머리를 부딪혀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 씨 가족은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거주하다가 둘째를 낳은 뒤 더 넓은 집이 필요해 이사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박 모 씨 지인 : (연락했더니) 제일 첫마디가 '남편이 죽었어요'였어요. 충격을 좀 많이 받았습니다. 저쪽에 살다가 좀 넓은 데로 온다고 좋아하면서 들어왔는데 일이 이렇게 돼서.]

합동감식을 마무리 지은 경찰은 70대 노부부 등 관련자를 조사해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황지영,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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