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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지금 우리에게 유효한 것…전시 'Simple & Calm : 수수덤덤'

[FunFun 문화현장]

<앵커>

수수하고 덤덤한 한국적인 회화와 공예를 이끌어온 작가 5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전시 소식,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Simple & Calm : 수수덤덤 / 1월 25일까지 / 서울 종로구 <갤러리 마리>]

수많은 점들로 완성된 목포의 한 작은 마을 성자동.

김천일 작가는 화려한 산수가 아니라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공간을 한국화로 표현하는데 몰두해 왔습니다.

[김천일/작가 : 교과서에 의해서 아주 옛날 고전 중국 거부터 어려운 그림을 공부하는 것이었는데, 제 마음속에는 우리 뒷동산도 잘 그려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서…]

원하는 색상과 질감이 나올 때까지 캔버스에 색을 바르고 벗기기를 반복하며 완성해 나가는 김근중 작가의 제작 기법은 서양화와 동양화와 같은 개념의 경계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언뜻 단순한 색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들어 있습니다.

[김근중/작가 : 우리는 살면서 항상 이상적인 삶을 그리고 원하고 그러죠. 그러다 보니까 현실을 못 사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나를 보면 또 이상적인 삶이라고 볼 텐데 나는 또 다른 사람을 보고, 이상적인 삶이라고 하고….]

햇빛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낮에도 별은 항상 우리 곁에 있습니다.

김선두 작가는 우리 삶에서 잘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을 '낮별'로, 삶의 본질이라 말합니다.

낮별보다 빈 과자 봉지에 눈을 돌리는 작품 속 새는 우리의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습니다.

[김선두/작가 : 욕망에 대한 메타포입니다. 또 우리를 유혹하는 것들. 그래서 대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삶의 본질을 잘 못 보고 어떤 삶의 그 욕망에 집착해 가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야기하죠.]

박서보 화백이 "형식이나 테크닉을 넘어 몰입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고 극찬한 이용순 작가의 달항아리는 백설기 같은 흙과 소나무재가 섞인 유약, 그리고 반복을 통한 손끝의 감각이 어우러져 탄생했습니다.

일상과 주변의 풍경, 경험을 동양화로 녹여낸 신하순 작가는 마치 순간의 기억을 일기처럼 기록하듯 그려냈습니다.

색을 제한해 담채로 표현한 그림은 동양화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삶의 소중함과 일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합니다.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국적인 것'의 틀에서 벗어나 현재의 우리에게 유효한 가치를 지니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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