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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안부 묻는 시대…잊혀진 씰에 아직 온기 남았다

<앵커>

결핵 환자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던 '크리스마스 씰' 기억하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과거엔 카드나 연하장에 우표와 함께 붙여 보내곤 했는데, 이젠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노유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25살 강경민 씨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결핵환자를 돕기 위해 크리스마스 씰을 모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행된 1932년 씰부터 올해 씰까지, 없는 건 단 한 장입니다.

[강경민/크리스마스 씰 수집가 : 초판 씰부터 가지고 있고 1952년도 부채든 소년이라는 희귀한 씰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가지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씰 나올 때마다 구입하면 이제 기부 활동이 되고….]

강 씨처럼 자발적으로 씰을 사고 모으는 사람이 꾸준히 있었지만, 학교와 공공기관 등이 씰 모금에 협조해야 한다는 법 규정 때문에 과거 강매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2014년 관련 규정이 사라지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는 면했지만 판매량이 줄기 시작했고,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보다 SNS로 안부를 묻는 시대에 씰은 점차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씰을 지키려는 노력도 계속됐습니다.

김연아, 손흥민 등 국민적인 스타를 모델로 잇따라 기용했고, 올해엔 동화작가로 유명한 영국의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을 재능기부를 통해 씰에 사용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영국 동화작가 :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결핵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올해 결핵협회의 크리스마스 씰 발행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결핵협회도 전시회를 열거나 물컵이나 에코백 등 다양한 소품을 씰과 함께 팔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2015년 이후에도 씰 모금액은 그나마 2, 30억 원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은 두 번째로 높고, 사망률은 4위인 우리나라에서 씰은 여전히 기부와 온정의 상징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용우,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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