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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로 착각하고…바다거북 폐사체 배 속 들어찬 비닐

<앵커>

우리 해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폐사체를 부검했더니 비닐이나 플라스틱 조각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한 것입니다. 폐사체 10마리 중 4마리는 이런 걸 먹고, 장기가 손상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고성 해안에서 지난 8월 발견된 바다거북 폐사체입니다.

고기잡이 그물인 정치망에 걸려 잡혔는데 몸무게가 16.3kg에 불과한 어린 개체입니다.

부검을 해보니 뱃속에 낚싯줄과 비닐 등 쓰레기가 가득했습니다.

특히 상점에서 자주 쓰는 검은 비닐 봉투가 그대로 나왔고, 장천공을 일으킬 수도 있는 날카로운 플라스틱 조각도 발견됐습니다.

부검한 거북 폐사체 10마리 가운데 7마리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64점이 나왔습니다.

낚싯바늘과 플라스틱 끈인 케이블 타이도 눈에 띕니다.

거북이가 바다에 떠다니는 해양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섭식한 겁니다.

[박지연/국립생태원 부검의 (수의사) : 장폐색이나 아니면 아주 날카로운 물질이었을 경우 장천공을 일으켜 폐사하게 될 확률도 매우 높고요.]

장에 구멍이 뚫리거나 염증이 확인된 사례도 폐사체 10마리 가운데 40%인 4마리에 이릅니다.

바다거북 폐사체에 대한 부검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돼 매년 10마리가량 하고 있습니다.

[김일훈 박사/국립해양생물자원관 : 부검을 통해 확인한 것 중에 가장 큰 포인트는 그물에 걸려 익사(하는) 사례가 아주 많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생각보다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있다는 것….]

해안가에는 스티로폼 부표를 비롯해 거북이를 위협하는 쓰레기가 널려 있습니다.

고기잡이 배에서 버린 플라스틱 상자들도 파도에 떠밀려 이처럼 해안가에 방치돼 있습니다.

올해 동해와 남해안에서 발견된 거북이 폐사체는 47마리에 달해 해양쓰레기 차단과 수거가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화면제공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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