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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시장 속 고공행진…'노후 아파트' 인기 커진 이유는?

<앵커>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분지 오래입니다.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오래된 아파트만큼은 예외입니다. 오히려 거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를,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98년 준공한 서울 돈암동 4천500여 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입니다.

25년 됐지만 내부는 새집처럼 깨끗합니다.

[단열이 들어간 거예요. 안 그러면 이쪽으로 들어오는 웃풍을 막을 수 없어서….]

최근 단지 매매 수요가 늘어난다는 소식에, 집주인은 6천만 원을 들여 배관부터 화장실, 창호까지 이른바 '올 수리'를 했습니다.

[정 모 씨/집주인 : 여기 집이 시세가 2억 원 이상 떨어진 거니까. 지금 사면 싸게 살 수 있다, 이런 게 좀 있는 거 같아요. 신축도 너무 비싸잖아요? 새 아파트처럼 해 놓으면 거래가 그나마 좀 되니까….]

올해 거래 절벽 속 10년 넘은 이른바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21년에서 30년 된 아파트 매매 비중이 6.1% 늘면서 증가폭이 가장 컸습니다.

11년에서 20년, 30년 초과 아파트도 거래가 늘었는데, 10년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이 10% 이상 급감한 것과 대조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가격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21년에서 30년 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5년 이하 아파트의 72.5% 수준입니다.

자고 나면 오르는 분양가도 한 이유입니다.

11월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1년 전보다 12%나 올라 9개월 연속 상승세입니다.

이러다 보니 신규 분양을 기다리던 젊은 층도 구축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입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분양가 자체가 비싸고 당첨 자체도 쉽지 않다 보니까, 차라리 주변에 구축 급매로 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지 않나.]

향후 이자 부담에 중저가, 구축 아파트 밀집 지역 위주의 급매물이 늘어날 수 있어, 구축 거래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서승현·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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