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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00%' 믿었는데 오류…증권사 "손실 관계 없어"

<앵커>

내가 산 주식의 수익률이 100%가 넘는다는 걸 보고 팔았는데, 오히려 수천만 원대 손실을 봤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주식 거래 프로그램의 오류가 나서 수익률이 잘못 표시되었던 겁니다.

그런데도 증권사는 처음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는데, 제보 내용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손해보험 주식을 보유했던 A 씨.

지난해 2월, 하나증권에 HTS 화면에 수익률이 100%가 넘는 것으로 나오자, 전량 매도했습니다.

[A 씨/HTS 오류 피해자 : (증권사) 담당자도 100% 넘는 수익이 발생했으니 이익 실현을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서….]

그런데 며칠 뒤 A 씨는 매수 가격보다 7천500만 원이나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손실 상태였는데 HTS 화면 오류로 수익률이 100%가 넘는다고 잘못 표시됐던 겁니다.

[A 씨/HTS 오류 피해자 : 봉급쟁이가 7,600만 원 목돈을 마련하려면 10년을 저축해야 합니다. 충격을 받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백지 같았습니다.]

A 씨가 배상을 요구하자, 증권사는 "오류는 즉시 수정했고 재발 방지 조치를 취했다"며 손실과 인과 관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A 씨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증권사가 시스템을 정상 운영해야 할 의무를 어겨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며 손실액의 일부를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던 증권사는 법원 판결 후에야 항소 없이 수용할 뜻을 밝혔습니다.

HTS 접속 지연이나 먹통으로 매수 매도를 하지 못했다는 피해 민원은 많았지만, 수치상의 오류로 손실을 봤다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런데도 감독 당국은 원인이 뭔지, 다른 피해는 없었는지 기관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서병기/UNIST 경영과학부 교수 : (데이터) 매치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시스템이 미리 알고 그걸 시정 해야 하는데, 그걸 모른 채로 지났다는 이야기니까 큰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실제로 운영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정 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방명환,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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