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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사 사칭해 '로맨스 스캠'…1년간 총 19억 가로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일명 '로맨스 스캠'으로 30명에게 총 19억 원을 가로챈 국제사기단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1계는 SNS로 다수의 피해자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나이지리아 국적 해외총책 A(39)씨 등 13명을 차례로 검거해 모두 구속 송치했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SNS로 장기간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신뢰와 유대감을 쌓은 뒤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속여 받아내는 로맨스 스캠 수법을 썼습니다.
실제 로맨스 스캠 피해자 인스타그램 DM 내용

지난해 11월부터 1년간 의사·기업가·시리아에 파견된 미군을 사칭해 출장 중 사고가 났다거나 밀린 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등의 거짓말로 돈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에 정착하기 위한 경비를 보낼 테니 돈이 든 상자를 보관하고 통관비를 지급해달라며 세차례에 걸쳐 730만 원을 가로채거나, 자신이 덴마크 디자이너라고 소개한 뒤 50억 원을 한국으로 보내는 데 경비가 필요하다며 세차례에 걸쳐 3천800만 원을 편취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속아 돈을 보낸 피해자는 총 30명으로 1명당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3억 원 이상을 보내 총 피해액은 18억 5천9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피해자는 "두바이 출장 중 짐을 분실했고 은행 계정이 막혀 돈이 필요하다"는 말 등에 속아 64차례에 걸쳐 3억 1천500만 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로맨스 스캠 국제사기단 범행 관련 압수물 사진

2021년 3월 국내에서 로맨스 스캠 국제조직원이 활동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해 26명을 검거한 데 이어 올해 13명을 추가로 붙잡아 피해금 6천700만 원을 회수했습니다.

나이지리아·앙골라·기니 등 아프리카계 외국인으로 이뤄진 이 조직은 피해자와 연락하는 해외총책, 지시를 받아 국내 조직원을 관리하는 국내총책,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등으로 구성된 점조직 형태를 보였습니다.

국내 조직원들은 주로 경기 동두천시와 안산시에서 활동했으며 관광 비자로 국내에 입국한 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직원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통장과 해외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했습니다.

피해금 인출 후에는 SNS 대화내역을 삭제하고 인출할 때 입었던 옷도 폐기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나이지리아 국적의 국내 인출책을 붙잡은 뒤 피의자 신문과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범 12명을 추가로 검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정된 해외총책 A 씨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여죄를 계속 확인하면서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로맨스 스캠 조직원을 검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로맨스 스캠 피해 예방을 위해 SNS에 지나치게 자세한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금품을 요구할 경우 경찰에 신고하거나 범죄 관련성을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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