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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뒤플로 교수 "서울 안심소득 설계 훌륭"

노벨경제학상 뒤플로 교수 "서울 안심소득 설계 훌륭"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서울시가 추진하는 소득보장 정책실험인 '안심소득'에 대해 잘 설계된 정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뒤플로 교수는 오늘(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 특별대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복지제도 구축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안심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재산 기준 3억2천600만 원 이하)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구소득의 절반을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복지모델입니다.

뒤플로 교수는 20년간 40여 개 빈곤국을 찾아다니며 빈곤퇴치를 위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역대 최연소이자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뒤플로 교수는 우선 "서울시의 안심소득 시범 사업과 관련한 여러 글과 보고서를 읽었는데 잘 설계돼있다. 제가 만약 사업을 설계했다면 이와 비슷하게 했을 것"이라고 호평했습니다.

그는 또 "서울 안심소득의 경우 굉장히 투명하고 명확하고 간단하다는 게 장점"이라며 "안심소득이 사람들의 재정적 상태와 정신 건강, 근로의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뒤플로 교수는 빈곤퇴치와 관련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한테 돈을 주면 게을러지고 일하지 않을 것'이란 편견이 있다"며 이런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안심소득 시범사업 등을 통한 증거·데이터 수집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우리 사회가 많이 양극화돼있고, 정치적 양극화의 바탕에는 경제적 양극화가 굉장히 중요한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정치적 양극화 해소는 경제적 양극화의 해소로부터 상당 부분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에서 대상 선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오 시장은 "월급을 받는 '화이트칼라'의 경우 소득이 전부 정부에 보고되기 때문에 소득 파악에 큰 문제는 없다"며 "한국 사회가 자영업자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실시간으로 정확한 소득을 파악하는 게 완벽하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뒤플로 교수는 오 시장의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그래도 통계 데이터가 우수하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에 투자금을 배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계나 정보 시스템을 통해서 선별적인 지원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빈국의 경우 보편적 지원이 적합하지만 한국처럼 통계 시스템을 갖춘 나라에서는 선별적 지원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뒤플로 교수는 오 시장에게 서울 안심소득 시범 사업을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지 묻기도 했습니다.

오 시장은 "이 실험 덕분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빈곤 상태를 벗어나는 비율이 유의미하다고 하면 어느 대선 후보든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오 시장은 다만 "현실적으로 벽은 높다. 수혜 폭이 넓어지니 예산이 감당할 수 있냐는 근원적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중산층이 두터워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재원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분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뒤플로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논란에 대해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동일한 최저임금이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 동일한 기회와 의료 서비스도 제공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외국인 노동자가 유입된다고 기존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경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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