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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호텔 화재도 '패널' 때문인데…이런 주차 타워 집계도 안 돼

<앵커>

지난 주말 인천의 한 호텔에서 난 불은 주차타워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이 외벽에는 불에 취약한 알루미늄 패널이 쓰였는데, 문제는 이렇게 지어진 주차 건물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조차 안 된다는 겁니다.

김형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남동구, 소방관들 머리 스치고 지나간 알루미늄 복합 패널

불길에 휩싸인 건물 잔해가 출동한 소방관들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주차타워 외벽에 쓰인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추정됩니다.

알루미늄 복합 패널은 얇은 알루미늄판 사이에 단열재를 넣고 접착제로 고정시킨 건데, 외부 마감재로 많이 쓰입니다.

문제는 비용이 저렴한 단열재와 접착제는 불이 잘 붙는 소재가 많다는 겁니다.

[백승주/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전혀 화재에 대한 내화 성능은 없는 자재다 보니까, 이게 금속제라고 '타지 않는 자재다' 이렇게 볼 게 아니고….]

실제로 3년 전 9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올해 초 부산 서면의 오피스텔 주차타워 화재 모두 알루미늄 복합 패널이 순식간에 불이 번진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5년에는 6층 이상 건축물에, 2021년부터는 3층 이상 건축물에는 불에 타지 않는 소재를 쓰도록 법을 개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소급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곳곳에 여전히 알루미늄 패널 건물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불이 난 주차 타워도 법 개정 전에 건축허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바닥 면적이 200제곱미터 이하인 주차시설은 스프링클러 설치도 의무가 아니라 화재에 더욱 취약합니다.

[주차타워 관계자 : (혹시 여기에 스프링클러도 있나요?) 여긴 없어요. 이건 구형이라….]

전국에 운영 중인 주차용 건축물은 모두 1천269개, 하지만, 알루미늄 패널로 지어진 주차타워가 몇 개인지는 집계조차 없습니다.

서울 동대문구는 부산 오피스텔 화재 이후 자체 조사를 통해 7곳을 골라냈지만, 교체를 강제할 권한이 없어 건물주들에게 교체를 독려하는 조치만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장재를 교체할 경우 건물주에게 지원금을 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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