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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저장강박 어르신 집안에 13t 폐기물…1년 설득해 청소

집안에 들어가기조차 어렵도록 쌓인 폐기물 (사진=동구 제공, 연합뉴스)

저장강박증이 의심되는 70대 어르신을 1년 가까이 설득한 끝에 관할 지자체가 집 안에 있던 폐기물 13t을 수거했습니다.

부산 동구에 따르면 올해 초 동구 노인복지관은 복지관에 다니는 한 70대 치매 어르신 A 씨를 예의주시했습니다.

다른 어르신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복지관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못해 겉돌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복지관은 동구 복지정책과 직원과 함께 A 씨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2층짜리 단독주택인 A 씨의 집 안은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내부가 폐기물로 가득 차 집 안에 들어가기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다른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동구 관계자는 2층으로 올라가기조차 어려워 계단에 줄을 걸고 의지해 간신히 올라갈 수 있었다며, 위생 문제로 치우는 게 좋지 않겠냐고 물었지만 어르신이 스스로 치우겠다고만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동구 직원들은 쓰레기봉투를 제공해 본인이 치울 수 있도록 했고, 쓰레기가 때에 맞춰 집 밖에 버려져 있는지 확인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이후 여름이 되자 집안 내부에서 악취가 풍겨왔고 직원들은 A 씨에게 재차 물었습니다.

동구 관계자는 혼자 치운다고 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특정 날짜까지 치우지 않으면 구청에 협조하겠다는 각서에 동의하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폐기물 버리는 자원봉사자들

폐기물은 치우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A 씨는 기초 생활수급자가 아니어서 청소와 쓰레기 배출을 위한 별도 예산이 필요한 데다가 쓰레기양이 워낙 많아 여러 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했습니다.

동구 관계자는 자원봉사자 20여 명을 모집해 지난달 이틀에 걸쳐 청소했고, 비용은 구청이 지원하되 A 씨와 가족 등이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 집 안에서 나온 폐기물은 1t급 트럭 10대 분량으로 모두 13t에 달합니다.

동구 관계자는 가정불화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겹치면서 저장강박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1년 가까이 설득한 끝에 A 씨의 집 안을 청소한 것처럼 앞으로도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를 파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사진=부산 동구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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