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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트럭 매달려 구호품 약탈…가자주민 절반이 기아

<앵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가자지구 주민의 절반가량이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유엔의 구호품을 약탈해 가는 사람이 늘고 있고, 무료 급식소에서는 말 그대로, 매일매일 생존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김경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가자지구에 들어서는 유엔 구호품 트럭, 뒤따라오던 이들이 순식간에 트럭에 올라타더니 구호품을 마구 바닥으로 던집니다.

계속되는 약탈에 운전사는 운행을 포기했고, 불어난 주민들이 몇 분 만에 화물칸 가득 실렸던 구호품을 모두 가져가 버렸습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훔친 구호품을 극한 상황에 몰린 가자 주민들이 다시 약탈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복면 남성들이 아랍에미리트 구호품 문구가 선명한 물품들을 지키고 있는데, 신문은 이들이 하마스 대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무료 급식소에서도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야채수프가 끓는 동안 담벼락을 따라 줄 서 있던 주민들이, 음식 배분이 시작되자 솥 주변으로 달려들어 음식을 먼저 달라며 아우성입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가자 남부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이 확대되면서 230만 가자 인구의 절반이 심각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칼 스카우/세계식량계획 부국장 : 10명 중 9명은 매일 불충분하게 먹거나 아예 굶고 있으며, 다음 끼니를 어디서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입니다.]

인도주의적 참사 경고에, 그동안 라파 검문소를 통해 하루 100대 구호품 트럭만 통과시켰던 이스라엘은, 어제(17일)부터 케럼 살롬 검문소도 열어 추가로 트럭 100대 진입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가자 남부에 너무 많은 피란민이 몰려 있는데다 매일 공습이 이어져 구호품 전달조차 쉽지 않다고 유엔은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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