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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다른 무릎…'한국인 맞춤형' 미 FDA 인증받아

<앵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인공 관절의 대부분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수입해 온 겁니다. 그래서 우리 몸에 어떤 것은 잘 안 맞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국내 연구팀이 한국인 체형에 맞춘 인공관절을 만들어서 미국 보건당국의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75세 유구영 씨는 무릎 연골이 다 닳으면서 뼈와 뼈가 맞닿아 심한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유구영/75세, 무릎 관절염 환자 : 왼쪽 다리를 이렇게 끌다시피 했어요. 열 발자국 가면 쉬어가고 그랬습니다.]

열흘 전 인공 무릎 수술을 받고 걷기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무릎 펴보세요. 쭉 펴시고.]

[유구영/75세, 무릎 관절염 환자 : (무릎을) 꺾는 것도 그냥 한 번에 되더라고요.]

국내 인공 관절 수술은 한 해 11만 건.

그동안 서양인의 무릎 구조를 토대로 만든 수입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한국인 무릎 관절염 환자 1만 2천여 명의 MRI를 분석했더니 서양인보다 무릎뼈의 간격이 좁고 무릎 뒤쪽의 연결 뼈도 더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양인용으로 개발된 수입 인공 관절이 국내 환자에겐 딱 맞지 않는 예도 있다는 겁니다.

[고용곤/정형외과 전문의 : (좌식을 하지 않는) 서양인들은 이것(무릎 뒤쪽 뼈)을 거의 안 쓰기 때문에 이 부분의 발달 모양이 다른 거죠.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많이 구부리면 이 뒤에 있는 모양이 다른 거죠.]

국내 연구팀이 한국인 무릎 특성에 맞춘 인공 관절을 개발했는데, 수술 후 운동 범위를 더 넓힌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FDA에서도 의료기기로 인증받았습니다.

해마다 1천억 원 규모로 인공 관절을 수입해 왔는데, 외국의 아시아인 환자용으로 역수출도 가능합니다.

무릎 인공 관절의 평균 수명은 17년 안팎, 평균 수명이 늘면서 수술 시기를 잡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무릎 연골이 다 닳고 통증이 심할 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다만 통증이 너무 심하면 90세 이후 고령이라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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