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처음으로 '인권백서'까지 낸 북한, 무슨 일 있기에?

[안정식의 N코리아 정식] 북한도 외부세계로부터 영향 받아

N코리아정식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인권연구협회 백서'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말하자면 '인권백서'를 낸 것입니다. 그동안 다른 나라에서 북한 인권의 열악함을 지적하는 '북한인권백서'를 낸 적은 있지만, 북한이 스스로 인권백서를 낸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입니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인권백서
북한이 인권백서를 냈다고는 하지만 내용은 보나마나한 것들입니다. 북한 인권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미국과 서방세계의 인권유린이 심각하다는 억지주장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이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되기 전인 일본의 식민지통치 기반에서 해방된 이후에 벌써 반인민적이며 반인권적인 식민지 악법들을 완전히 폐지하고 인민들에게 참다운 권리와 행복한 삶을 마련하여 주는 민주주의적이며 인민적인 인권보장 제도를 수립하였다.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인민들이 행사하여야 할 자주적 권리들을 규범화한 인권법 체계와 인민들의 권리를 철저히 실현하는 정연한 국가기구 체계, 사회적인 인권의식을 높여주기 위한 인권교육 및 선전체계를 포함한 가장 인민적인 인권보장 제도 하에서 우리 인민들은 참다운 인권을 마음껏 향유하며 복된 삶을 누리고 있다.

- 조선인권연구협회 백서, 조선중앙통신 지난 11일
세계의 일부 나라와 지역들에서는 세계인권선언을 부정하고 이에 역행하는 행위들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 인간의 존엄과 권리는 오늘 총기류 범죄와 인종차별, 경찰폭행과 여성 및 아동학대 등 형형색색의 사회악이 만연하는 미국과 서방나라들에서 무참히 유린당하고 있다.

- 조선인권연구협회 백서, 조선중앙통신 지난 11일
그들이 말하는 〈인권유린국〉들이란 하나와 같이 미국과 서방의 강권과 전횡에 반기를 들고나가는 반제자주적인 나라들이다. 저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의 정권과 제도를 붕괴시키기 위해 〈인권문제〉를 물고 늘어지며 해당 국가의 영상을 깎아내리고 악마화하려 드는 것은 미국의 상투적 수법이다. … 우리 공화국에 대한 〈인권〉 소동 역시 반제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나가는 우리 국가를 고립압살하고 사상과 제도를 전복해 보려는 극악무도한 대조선적대시 정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 조선인권연구협회 백서, 조선중앙통신 지난 11일

북한은 왜 '인권백서'를 발표했을까?

N코리아정식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는 것은 탈북자 증언 등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의 인권문제는 상식 수준의 문제라서 유엔에서 매년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인권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사실 여부를 놓고 다툴 단계는 벌써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왜 억지주장을 담은 '인권백서'라는 것을 발표했을까요?

이번 인권백서를 낸 '조선인권연구협회'라는 곳에서도 백서 발간을 통해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도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규탄에 대응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고 이러한 지시에 따르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이번 인권백서가 나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얘기는 뒤집어보면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압박에 북한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아무리 폐쇄체제라지만 국제사회의 여론에 전혀 귀를 닫고 있을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일을 중심으로 북한 인권 문제 제기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북한으로 하여금 억지주장을 담은 인권백서라도 만들도록 영향을 주었는지도 모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