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전쟁으로 이웃 아랍 국가 GDP 2.3% 손실…23만 명 빈곤 빠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이번 달에 끝난다고 해도 주변 3개 아랍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2.3% 줄고 23만 명이 빈곤에 빠질 것이라고 유엔개발기구(UNDP)가 전망했습니다.

지난 10월 7일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해 6개월까지 이어질 경우 주변국의 경제 손실은 24조 원까지 치솟고 빈곤에 처하는 인구는 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UNDP는 현지시간 지난 13일 발표한 '가자 위기가 인근 아랍국가들에 미칠 사회경제적 영향 예상' 신속평가보고서에서 이집트·레바논·요르단 등 주변 3개국이 이번 전쟁으로 치르게 될 경제적 비용을 이같이 추산했습니다.

UNDP가 유엔 서아시아경제사회위원회(ESCWA)와 함께 작성한 이번 보고서의 저자들은 이번 전쟁 기간을 3개월과 6개월 두 가지로 가정하고 경제 모델링 도구를 사용해 주변 3개국을 중심으로 전쟁의 영향을 시뮬레이션했습니다.

그 결과 전쟁이 3개월째인 이번 달에 끝나는 경우 주변 3개국의 비용이 GDP의 2.3%에 해당하는 103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에 따라 23만 명이 추가로 빈곤 상태에 빠지고 개발은 2∼3년 후퇴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전쟁이 6개월간 계속되면 손실은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뜁니다.

주변 3개국의 경제 손실은 180억 달러(약 24조 원)로 GDP의 4%에 이르게 됩니다.

또 빈곤에 빠지게 되는 인구는 5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보고서는 가자지구를 넘어 주변 지역으로 번질 경우 경제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등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이 접한 3개 아랍국가는 재정압박, 고물가, 성장 정체, 높은 실업률 등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주도한 압달라 알다르다리 유엔 사무차장 겸 UNDP 아랍국지역국장은 이번 전쟁이 "가뜩이나 취약한 지역 상황에 폭탄을 던진 격으로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고 말했습니다.

알다르다리 국장은 "이 나라들은 이미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전쟁의 충격을 막기 위해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사회·경제적 회복력 구축을 위한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