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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중의 국보'…백제 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

<앵커>

백제 미술사와 고고학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백제 금동대향로가 어제(12일)로 발굴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당시 조사 발굴에 참여했던 이들이 30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백제 장인의 손끝에서 피어난 우주를 처음 만난 그날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김철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한 마리 용이 활짝 핀 연꽃을 떠받들고, 턱밑에 여의주를 품은 봉황 한 마리는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갑니다.

1993년 12월 12일 부여 능산리 절터 진흙 속에서 1천5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백제 금동대향로입니다.

백제 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을 맞아 당시 조사 발굴팀과 박물관 관계자들이 이곳 능산리 고분군에 모였습니다.

30년 만에 모인 발굴 주역들에게 향로를 처음 만난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김종만/(당시 학예연구사) 충청문화재연구원장 : 조사원들이 유물 (발굴을) 밝은 날에 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너무 추워서 유물에 해가 될까 봐 조사해서 저녁 늦게 박물관에 가지고 들어온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나온 유물이니까 엄청나게 긴장이 됐죠.]

향로는 당시 부여 왕릉원 관광객들을 위한 주차장 조성 과정에서 우연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공사에 앞서 진행한 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한 번만 더 발굴하게 해달라는 당시 국립부여박물관장의 설득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발견이 이뤄졌습니다.

[신광섭/당시 국립부여박물관장 : 고고학 하는 사람들이 현장을 보면, 현장 상황이 무언가를 암시해요. '내가 여기에 있다'는 뜻으로…. (공사가 진행되면) 이 자리에다가 120cm 정도 성토를 하고 거기에 콘크리트 포장 하면 영원히 이 자리는 못 보는 거거든요.]

밀랍 덩어리를 녹여 여러 도상을 새기고 붙이는 '밀랍 주조법'으로 만들어진 향로는 당시 백제인들의 정교한 공예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백제 문화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은화수/국립부여박물관장 : 국보 중 국보죠. 백제 금동대향로가 우리 백제문화의 최고봉이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이렇게 백제가 공예로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성숙한 완벽한 나라였구나'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을 맞아 향로가 출토된 타원형 구덩이를 연상시키는 듯한 공간에서 향로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은 내년 2월까지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이어집니다.

(영상취재 : 박금상 TJB)

TJB 김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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