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12·12' 육군본부 지키다 전사…44년 지나도 여전한 슬픔

<앵커>

오늘(12일)은 12·12 군사 반란이 일어난 지 44년이 되는 날입니다. 당시 반란군에 전세가 기울었는데도 끝까지 맞서다 숨진 군인, 고 김오랑 중령과 고 정선엽 병장을 추모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는데요. 서울의 봄 영화가 흥행하면서 이들의 마지막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남아 있는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매년 12월 12월이면, 고 정선엽 병장의 가족과 친구들은 한자리에 모입니다.

그가 다녔던 고등학교에 있는 '정선엽 소나무' 앞입니다.
고 정선엽 병장 소나무

[정형윤/고 정선엽 병장 친구 : "(소나무에) 좀 힘들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렇게 하면 (친구가) 살아있는 느낌처럼, 어떤 그 기운을 얻을 수가 있어요.]

정 병장은 1979년 12월 13일 새벽, 육군본부 지하벙커로 진입하려는 반란군에 저항하다 총상을 입고 숨졌습니다.

[정훈채/고 정선엽 병장 형 : 중요한 곳인데 신참이 갈 수 없다…. 그리고 본인이 그곳을 자청해서 갔다고 그래요.]

제대를 3개월 앞둔, 23살 동생의 황망한 죽음은 가족들에겐 평생의 한으로 남았습니다.

[정훈채/고 정선엽 병장 형 : (어머니는) 아들 그리워하다가 치매도 일찍 오셨고. 정말 마음고생, 한을 품고 사시다가 가셨죠.]

지난 1996년, 12.12 관련 전두환 씨 재판에서 반란군이 정 병장을 살해했다는 게 인정됐지만,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습니다.

[정훈채/고 정선엽 병장 형 : 불의한 사람들은 떵떵거리고 잘 살고. 반란군을 막았던 사람들은 가족들이 전체적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이 정말 힘들었죠.]

43년이 지난 지난해에야 '순직자'에서 '전사자'로 인정됐지만, 다시 싸우고 있습니다.

'오인에 의한 총기사고'라며 진상 규명을 외면해 왔던 정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국방부는 전사자 배상이 있어 별도 위자료는 이중배상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정규상/고 정선엽 병장 동생 : 나라를 위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전사한 건데, 그런 식으로 쉽게 쉽게 생각해버리고 쉽게 쉽게 이렇게 한다는 게 참 참담하고 어이가 없죠.]

조선대학교는 1학기를 마치고 입대한 고 정 병장을 기억하기 위해 교내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조성웅)

▶ "애비에게 준 마지막 눈물"…'12·12' 그 후 고통의 삶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