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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체로 쪼그려 고개 푹…"하마스 구금" 영상에 인권 논란

반나체로 쪼그려 고개 푹…"하마스 구금" 영상에 인권 논란
이스라엘군이 반나체의 팔레스타인 남성들을 붙잡아두고 감시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된 뒤 민간인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온라인 영상을 보면 가자지구 시내 도로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남성들을 잡아놓고 경비를 서는 장면이 들어 있습니다.

100명이 넘는 남성들은 속옷만 걸친 채 무릎을 구부리고 바닥에 줄을 맞춰 쪼그려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거리엔 벗겨진 신발과 옷들이 널려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영상 속 장소가 가자지구 북동쪽에 위치한 베이트 라히아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곳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기 전 민간인들에게 대피를 권고했고, 이후엔 이스라엘군에 포위된 지역입니다.

비슷한 영상과 사진도 온라인에 돌고 있습니다.

사진 가운데는 반나체의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이스라엘군 트럭 뒤에 빽빽하게 실려 이송되는 모습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 언론은 하마스 대원들의 항복을 보여준다고 보도했고, 정부도 하마스 대원을 구금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론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들은 모두 군인 연령의 남성으로, "몇 주 전 민간인들이 대피해야 했던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영상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군과 정보기관 요원들이 테러 용의자 수백 명을 구금해 심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영상 속 남성에 민간인들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면서, 이들에 대한 비인도주의적인 대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거리에 잡혀있던 남성 중 팔레스타인 유명 언론인 디아 알칼루트도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아랍어 뉴스 매체 '알 아라비 알 자디드'는 현지 특파원인 알칼루트가 그의 형제, 친척 그리고 '다른 민간인들'과 함께 체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군이 옷을 벗도록 강요했고, '침략적인 수색과 굴욕적인 대우'를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와 인권단체에 언론인 체포를 규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베이트 라히아에서 사촌 10명이 이스라엘군에 잡혔다는 팔레스타인 남성의 주장을 전했습니다.

온라인에는 뇌전증을 앓고 있는 형이 체포 영상에 등장했다는 팔레스타인 남성, 12세 조카 등 친척들이 체포된 모습을 사진으로 접했다는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후삼 좀로트 영국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부 대표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유엔 보호소에서 납치한 민간인을 억류하고 인권을 박탈하는 잔혹한 이미지"라며 "인류 역사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정치인 하난 아쉬라위는 "(이 사건은) 팔레스타인 남성들을 노골적으로 굴욕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대변인 제시카 무산은 성명을 내고 "구금된 모든 이들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인간성과 존엄성을 바탕으로 대우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소셜미디어 엑스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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