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의사인데 같이 살자"…'로맨스 스캠' 피해금 전달책 실형

일명 '로맨스 스캠' 피해금을 전달받아 조직원에게 송금한 50대 전달책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창원지법 형사2부는 사기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2021년 5월부터 6월까지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은 로맨스 스캠 피해금 중 일부인 4천여만 원을 조직원 국내 계좌로 송금하고 5억 1천여만 원을 조직원 해외 계좌로 보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로맨스 스캠은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연락해 친밀감을 쌓은 뒤 금전을 요구해 받아 챙기는 국제 범죄입니다.

A 씨가 연루된 조직은 예멘에 파견된 유엔 소속 의사를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한국에서 같이 살자며 한국에 보낸 소포 택배 요금과 세금을 대신 내달라는 방식 등으로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이렇게 속은 피해자만 16명으로, 이들은 2021년 3월부터 7월까지 이들 조직에 6억 6천여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 씨는 이들 조직원으로부터 자신들이 지정하는 계좌로 피해금을 송금하면 송금액의 1％를 받는 조건으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해외 계좌로 송금한 금액 중 7천여만 원만 재산국외도피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조직원이 송금을 부탁하는 돈이 사기 범행 피해액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좌를 제공하고 편취금을 송금해 조직원들 범행을 도왔다"며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사기방조 피해자에게 합의금 일부를 전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