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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 되려다 내가 망해요" 대한민국 출산율의 이유있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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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0명으로 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된 이후,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는 연일 뜨거운 화제입니다. 결혼은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청년만 53.5%, 세대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데요. 출산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우리나라는 지방 소멸 위기, 경제 축소 위기, 고령화 위기 등 저출산 현상이 불러올 머지 않은 국가 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나라가 망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데요. 우리나라 2030 청년들이 출산을 포기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우리나라 출산율이 본격적으로 하향세를 타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입니다. 이전까지는 등락을 반복하던 출산율이 이유 없이 떨어지기 시작한 건데요. 이 현상을 분석하려면 그 시대 청년 '코호트(Cohort)'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호트란, 특정 기간 동안 공통된 특성이나 경험을 공유한 집단을 뜻하는데요. 현재 2030 세대의 코호트를 돌아보면, IMF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 전셋값 폭등, 그리고 코로나 19 펜데믹 까지,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너무 많은 위기 상황을 겪어왔습니다. 결정적으로 그런 위기를 어렵게 헤쳐나가는 부모 세대의 모습을 직접 봤기 때문에, 어떤 위기가 닥쳤을 때 부모의 노력 그 이상을 해 내야만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되겠죠.

게다가 지금의 청년들은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경쟁을 하며 성장했습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다니려면 어릴 때부터 좋은 교육을 통해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 했죠. 그래서 사교육 열풍이 크게 분 시기에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비싼 사교육비를 들여가며 자식에게 학원을 보내던 부모 세대를 보고 자란 청년들. 그래서 자신들 또한 자식을 낳으면 사교육 전쟁에 뛰어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 것이죠. 심리학에 '스노우볼링 리소스 게임(Snowballing Resource Game)'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자원이나 자산을 늘리기 위해 투자할 때, 이 자원을 독점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는 건데요. 이를 출산에 적용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 자산을 몰아서 단 한 명의 아이에게 투자하는 게, 여러 자녀에게 나눠주는 것 보다 유리하다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자녀의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인 겁니다. 그러다 보니, 과거처럼 여러 자녀를 낳기 보다는 한 명 또는 아예 낳지 않는 선택을 하게되는 것이죠.
 
또 다른 이유는, 아이를 낳았을 때 육아의 부담이 커진다는 겁니다. 가족, 친척 더 크게는 마을이 아이를 키워주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부모가 아이를 도맡아 키워야 하죠.  여성이 일을 그만두는 사유 중 1위가 바로 '육아'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실제 육아휴직 사용율은 고작, 평균 10.3주에 불과한데요. 이는 OEDC 국가의 평균이 61.4주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기간입니다.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현재 출산율이 국가가 무너질 때나 나오는 수치라고 경고해도 소용이 없었던 거죠. 지금의 청년들이 출산을 망설이거나 거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상림 인구학자와 김태훈 행동심리학자가 자세히 분석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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