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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주가 하락 주범' 분석해보니…'출렁임' 줄었나?

<앵커>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공매도를 정부가 전면 중단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지면 이득을 보는 구조라서 이것이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인데요. 정말 그런지 저희가 주요 종목들의 주가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보도에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월 17일 전해진 셀트리온의 합병 절차 착수 소식.

호재로 인식되며 주가는 5%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주가 급등에 동시에 공매도 잔고량도 17%나 늘었는데, 결과적으로 바로 다음 날부터 주가는 합병 발표 전보다 더 빠졌습니다.

'공매도 잔고'가 늘면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개인 투자자들 주장의 근거입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과 함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이전 6개월 동안 공매도 잔고량과 수익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공매도 잔고량이 늘자 수익률이 하락한 종목은 213개, 61%로 훨씬 많았고, 반대의 경우는 39%였습니다.

[전상경/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 (공매도 잔고가) 늘었다고 하면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더 강하겠구나'라고 생각을 해서 다음 날 일반 투자자도 매도하고. (이처럼) 공매도 잔고의 증감을 보고 자신의 매매를 결정해서 그렇지 않나….]

다만,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하락해 거시 변수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에코프로비엠, 카카오뱅크 등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 가운데 잔고량이 늘었을 때 주가도 상승한 경우가 여럿입니다.

결국, 공매도 잔량과 주가의 단정적 결론은 쉽지 않다는 것.

실제로 중단 조치 이후 이차전지 관련 업종의 공매도 잔고는 더 늘었지만, 실적 개선 기대감 등 개별 기업 재료에 주가는 선방하고 있습니다.

[빈기범/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상관관계는 곧 인과관계가 아니다. 공매도 때문에 주가 수익률이 하락한 건지 아니면 정보가 많은 거래자가 주가 하락을 미리 예측해서 발 빠르게 먼저 조치를 취한 것인지는 구분이 안 되는 거죠.]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서승현·김한길,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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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공매도 중단 조치가 시장 변동성에는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중단 직후만 보면 증시가 급등했다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시장이 널뛰었는데요. 이후 한 달 동안은 어땠는지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공매도 전면 중단 조치 이전 한 달, 그리고 이후 한 달 사이에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성을 비교해봤습니다.

분석 결과, 공매도 중단 이후 변동성이 더 커진 종목은 47%, 반대로 변동성이 줄어든 종목은 53%입니다.

공매도를 막으니 변동성이 줄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데, 통계적인 유의미성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공매도 잔고액 상위 50개 종목을 추려서 변동성을 다시 비교해봤습니다.

그 결과 공매도가 집중됐던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 등 32개 종목에서 공매도를 막은 후 변동성이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매도가 중단되자 개인들의 이차전지 매수 쏠림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중단 전후 거래 비중을 보면 개인이 56%에서 63%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전상경/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통제하지 않은 한계는 있지만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공매도 중지가) 변동성에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은 3조 넘게 순매수하며 자금 이탈 우려는 잠잠해졌습니다.

다만, 이 시기 미국발 금리 인하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 등 증시에 우호적인 변수가 매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다른 거시 변수들이 불리해질 경우 변동성은 추가로 커질 수 있는 상황, 서둘러 개선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무차입 불법 공매도를 막는 거래 기록의 전산화가 추진 중인데, 일부 한계도 예상됩니다.

[빈기범/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공매도 위한) 대차 시장, 대주 시장 여기는 장외 시장이죠. 장외 시장은 100% 전산화된 사례는 없습니다.]

공매도 상환 기간과 담보 비율을 같게 하는 금융당국의 개선안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입장, 국회에서 관련 법 논의도 지지부진해 사실상 연내 처리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서동민,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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