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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에 버럭한 인질들…"우리 편 공격이 더 위험했다"

네타냐후에 버럭한 인질들…"우리 편 공격이 더 위험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지난 10월 7일 납치됐다가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이 같은 쓴소리를 쏟아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회의 녹취에 따르면 총리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석방 인질들은 정부의 정보 부재로 자신들이 이스라엘군 공격에 의해 다칠 뻔했다고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또 하마스가 노인 인질들을 학대하고 이스라엘이 폭격한 지역에 억류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마스에 인질로 잡혔다가 지난 7일간의 일시 휴전 기간 3살 쌍둥이 딸들과 함께 풀려난 샤론 쿠니오는 "당신들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우리는 폭격당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남편도 함께 납치됐지만 석방되기 3일 전에 남편은 쌍둥이 딸들과 떨어져 여전히 가자지구에 남아 있습니다.

쿠니오는 "딸들이 계속 '아빠는 어디 있어요?'라고 묻는데 나는 아이들에게 나쁜 사람들이 아빠를 풀어주고 싶지 않아 한다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석방된 여성 인질도 "당신들에게는 정보가 없다. 우리가 어떻게 폭격당했는지 봐라"라고 정부를 직격 했습니다.

이 여성은 이스라엘 정부가 인질의 석방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내 남편은 상황을 참을 수 없어 매일 자기 얼굴을 피가 날 때까지 주먹으로 때렸다"고 전했습니다.

또 자신이 인질로 잡혀 있는 노인 여성들에게 기저귀를 채우는 역할을 했으며 85세의 인질 아리에 잘마노비치가 사망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석방 인질은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안경과 보청기를 빼앗아 고령 인질들이 보거나 듣기조차 어려웠고 매트리스에 누워서 며칠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이 고령 인질들이 일어나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왔지만, 현재는 어떤 상황인지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생명이 위험할 것"이라며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안 좋은 상황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풀려난 인질들은 앞서 비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음식과 약품도 거의 제공받지 못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풀려난 인질뿐 아니라 아직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들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석방된 인질들이 전해준 이야기를 듣고 불안해했다고 월스트릿저널은 전했습니다.

22세 아들이 아직 인질로 잡혀 있는 셰이 웬커트는 정부가 인질들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믿었지만 이날 석방된 인질들이 해준 이야기를 듣고 경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듣기가 너무 어려웠다. 정말 무섭다"며 그의 아내는 증언을 듣다 못 견뎌 회의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습니다.

웬커트는 "저는 그들(정부)이 다시 하마스와 협상에 나서 어떤 조건에서든 거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질들을 데려오겠다는 정부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풀려난 인질의 한 친척은 회의에 참석한 뒤 "오늘까지 일어난 모든 일로 사람들은 정말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회의가 끝난 후 회의에서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의 가족들이 드러낸 우려를 공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은 이 전쟁에서 우리의 세 가지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카타르, 이집트, 미국의 중재로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하마스와 일시 휴전했습니다.

이 기간 이스라엘 국적 인질 70명이 외국인 인질 20여 명과 함께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이후 휴전 추가 연장 협상은 결렬됐고 하마스에 끌려간 약 240명의 인질 가운데 170명가량이 돌아오지 못한 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소탕을 위한 지상전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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