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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과 어머니의 5년…우리는 나아졌나

<앵커>

지난 2018년 12월, 새벽 시간 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20대 청년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였던 당시 24살 김용균 씨입니다. 이 사건은 힘들고 위험한 일은 하청업체에 떠넘겨버리는 산업 현장의 부조리를 극명하게 드러냈는데요.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정됐고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산업 현장은 얼마나 변했을까요.

엄민재 기자가 현장 추모제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에게 태안은 늘 불편한 곳입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며칠 전부터 그런(불편한) 마음이 들죠, 계속…. ('꿈에도 나온다' 이런 얘기도 하시던데.) 이제 지금은 5주기가 되니까 (용균이가) 꿈에도 잘 안 나와요.]

아들의 죽음은 사회가 안전해야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각성으로 이어졌고, 엄마는 활동가가 됐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용균이처럼 위험하게 일하고 있다는 걸 보고 듣고 하다 보니까 용균이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의 문제구나, 막는 역할을 해야 되겠구나….]

지난 2021년 작은 섬 둘레길 공사를 하다 굴삭기에 깔려 숨진 노치목 씨, 지난 8월 부산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유리창을 교체하다 추락해 숨진 강보경 씨, 아들과 같은 또래의 하청 노동자들의 비극은 계속됐습니다.

김 씨는 그들에게 달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하청 노동자들에게서) 용균이를 보게 되거든요. '그래 잘 왔다. 이 사람들한테 힘을 주기 위해서 왔지만, 나도 힘을 얻고 가는 거다'라고….]

청원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 불을 지핀 김 씨에게 최근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논의는 퇴보일 뿐입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적용으로 기업들 사기를 아무리 꺾는다 한들 자식 잃은 부모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수천 명이 해마다 죽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내일(7일)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원청 한국서부발전의 김병숙 전 사장에 대해 최종 판단을 내립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엄마 또 올게, 외롭다고 힘들어하지 마.]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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