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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 잃으면 하마스는 끝"…최후 격전지 부상한 칸 유니스

"이 도시 잃으면 하마스는 끝"…최후 격전지 부상한 칸 유니스
▲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마지막 보루로 알려진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 유니스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칸 유니스 바로 북쪽에는 이스라엘군 진지가 세워지고 있고, 외곽 일부 지역에는 이미 이스라엘 탱크와 병력이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가 거의 점령된 상황에서 제2 도시인 칸 유니스마저 빼앗기면 하마스는 더는 조직적 저항이 힘든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칸 유니스는 이스라엘의 제거 대상 목록 1순위에 올라 있는 하마스 최고위 인사 야히야 신와르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천200여 명을 살해하고 240명을 납치한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신와르는 현재 다른 지도부와 함께 칸 유니스 아래 땅굴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당시 공격에 가담했던 하마스 무장대원 다수가 칸 유니스 출신이고 이스라엘 본토에서 테러를 벌인 뒤 칸 유니스로 돌아간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하가리 소장은 칸 유니스 일대에만 하마스 4개 대대가 활동 중이라면서 이 부대들은 가자시티의 병력과 함께 하마스 주력을 구성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0월 말부터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벌여온 이스라엘군은 북부 대부분을 점령하고 약 5천 명의 하마스 대원을 사살했습니다.

그러나 전쟁 전 하마스 전체 병력은 3만 명으로 추산됐으며, 신와르를 비롯한 최고위급 인사는 아직 붙잡히거나 사살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도부와 함께 핵심 전력을 남부로 빼돌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칸 유니스 아래로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이들 대다수는 배수진을 친 채 이스라엘군과의 결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이어진 일시 휴전 기간에 석방되지 못한 나머지 인질 140여 명도 대부분 칸 유니스 모처에 억류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쟁 전 40만 명이 사는 도시였던 칸 유니스의 인구는 북부에서 밀려온 피란민들로 인해 현재 100만 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구가 밀집한 상황에서 좁은 골목길을 누비며 시가전을 벌인다면 엄청난 규모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마스 군사시설 상당수가 주택가나 병원 등 민간 시설 아래 숨겨져 있다는 점도 민간인 피해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마스는 칸 유니스 지하에 거미줄같이 뻗어 있는 땅굴에 언제든 몸을 숨길 수 있기에 폭격 등을 가했다간 자칫 민간인만 숨지는 결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약 1만 5천9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스라엘군은 4일 칸 유니스 일대에 피란을 권고하는 유인물을 살포한 데 이어 5일에는 칸 유니스 동부와 북부 일대 주민들에게 전화와 소셜미디어 등으로 이 지역에서의 작전이 임박했다며 즉시 대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칸 유니스에는 국제사회의 구호물자 전달이 중단됐습니다.

도시 동쪽에선 시가전이 시작되고 피란민을 수용 중인 유엔 학교에서조차 주변에 가해진 공습에 사망자가 나오면서 주민들은 가자지구 남쪽 끝단 도시 라파로 속속 피란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중해 연안 알마와시 지역을 '안전지대'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알마와시는 생존에 필요한 기반시설이 부족해 많은 피란민들이 이집트를 통해 국제사회의 구호물자가 반입되는 라파로 향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전쟁 전 28만 명이었던 라파의 인구가 일시적으로 100만 명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칸 유니스에서 수만 명의 피란민이 일시에 몰려오면서 라파 곳곳에는 텐트가 늘어섰고 인도에서 잠을 청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실정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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