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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올해 한국-미국 증시 가른 결정적 차이는?

<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올해 우리 주식시장이 적지 않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4분기 초에도 2,2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가, 연말을 앞두고 2,500 이상을 회복했네요.

<기자>

지난달 말 이후로 2,500선 위로 올라섰습니다.

연중 최고치였던 2667에는 못 미치지만요, 그래도 10월의 하락폭을 대체로 회복한 모습인데요.

8월 1일에 연중 최고점 기록한 이후로 석 달 연속 한국 주식을 팔았던 외국자본이 지난달에 4개월 만에 다시 사들인 영향이 큽니다.

그럼 10월에는 왜 그렇게 떨어지고, 11월에는 어떻게 반등했느냐,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지만요.

최근 우리 증시는 미국 뉴욕증시와 거의 동조화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고스란히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런데요, 실제 올해 한국과 미국의 주식시장을 동시에 놓고 보면요, 눈에 확 띄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표는 올해 증시가 열린 첫날을 기준점 100으로 놓고 봤을 때 그날 이후의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지수의 추이를 각각 그린 겁니다.

차이점 보이시나요? 5월까지만 해도 거의 쌍둥이처럼 한국과 미국의 증시가 비슷한 흐름뿐만 아니라 기울기도 비슷하게 같이 갑니다.

그런데 5월 이후로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하죠.

전반적인 흐름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기울기 차이가 납니다.

나스닥이 기세 좋게 오를 때 코스피는 올라도 그만큼 오르지 못합니다.

결국 나스닥처럼 연초에 비해서 확실히 오르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 겁니다.

<앵커>

이렇게 다른 건 우리와 미국 경제 흐름에 확실한 차이가 있기 때문인 거죠?

<기자>

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요인들은 크게 3가지 정도인데요.

근본적으로는 경제의 실제 성장세 자체가 달랐다는 겁니다.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로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미국 성장세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습니다.

우리 2배 넘는 기울기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미국의 증시가 올해 상승한 힘을 우리가 쫓아가지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그나마 우리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의 부진에서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하고 있고요.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지난 걸로 보이는 점도 다행입니다.

지난달에 한국 주식에 대한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자금의 80%도 대형 반도체 종목에 몰렸습니다.

그런데 어제(4일) 한국은행도 분석을 내놨지만요.

수출이 회복 중인 건 맞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 있었던 모두 6번의 경제 회복기 중에서 지금 우리 수출의 증가 속도는 보시는 것처럼 그렇게 빠른 편에 속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은 최근에 AI 개발 경쟁 속에서 대형 첨단 IT 회사들이 활기를 띠고 좋은 실적을 올리는 모습이 뚜렷한 반면에, 우리는 반도체도 완만하게 개선 중이고요.

스마트폰처럼 원래 우리가 잘하던 첨단 품목들도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상현/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 미국의 빅테크 7개 종목들이 미국 증시의 강한 상승 모멘텀을 이끌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반면에 국내는 상반기엔 2차 전지가 상당 부분 주도를 했지만, 하반기 들어오면서 그 힘 자체가 상당히 탄력을 잃었고요. 대체해 줄 게 반도체라든지 이러한 것들인데… 생각보다는 반도체 업황 자체가 강하게 올라가지 못하면서 미국과는 조금 차별화되는 그러한 양상으로 지금 전개가 되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앵커>

이제 연말이니까 내년도 한번 예상해 보죠. 내년에 우리 경제, 어떨까요?

<기자>

일단 계속 회복세를 이어가긴 할 거라는 게 한국은행의 전망입니다.

특히 최근의 인공지능 붐 속에서 우리의 고급 반도체들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걸로 보이고요, 미국과 유럽이 우리가 잘하는 이차 전지 같은 데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란 거죠.

다만 미국은 한국 기업들 좋은데, 미국에 와서 공장을 지으라는 태도를 강하게 취하고 있어서 우리 기업들이 돈을 벌어오더라도 우리 고용은 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 위축될 위험까지 장기적으론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증시가 올해 미국에 비해서 시들했던 핵심 요인 중에 또 하나로 꼽히는 게 중국 리스크인데요.

이건 좀 양면적인 부분이 있는 게요.

한국은행도 집계했지만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은 이제 20% 밑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나마 중국 비중이 이 정도로 줄어서 올해 우리가 중국이 빠진 경기침체 영향을 약간은 덜 받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예전 같은 중국 특수는 앞으론 기대하기 어려워져서요.

저성장 걱정을 면하려면,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 구조개선이 중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란 게 다시 한번 절실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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