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1년 전 '농약 중독' 독수리의 반가운 귀환…"감개가 무량"

<앵커>

충남 천수만에 날아든 귀한 새들 그중에서도 독수리 수가 늘었단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이 독수리 무리 중에 유독 반가운 한 마리가 있습니다. 농약에 중독돼서 서 있지도 못했던 독수리인데 치료를 받고, 다시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독수리 월동지 중 한 곳인 충남 서산 천수만 간척지입니다.

나란히 앉아 있는 무리 속에 날개에 인식표가 달린 독수리 한 마리가 눈에 띕니다.
농약 중독 독수리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파란색 인식표에 숫자 74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이 독수리는 지난해 12월 9일 충남 당진에서 농약 중독사고를 당해 구조된 개체로 확인됐습니다.

죽은 동물을 먹고사는 독수리가 밀렵꾼이 뿌려놓은 농약 묻은 볍씨를 먹고 죽은 오리로부터 2차 피해를 당한 것입니다.

[손차령/충남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 수의사 : 농약 중독으로 멘탈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였고 해독제를 투여했고 회복돼서 한 달 정도 후에 방생했던 개체입니다.]

독수리는 지난 1월 야생으로 돌아간 뒤 10달 만인 지난달 초 이곳 천수만으로 다른 무리들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발견 당시 농약중독으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다가 치료를 받고 번식지인 중국이나 몽골까지 수천km를 날아갔다가 다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 겁니다.

[전병길/독수리구조 직원 : 제가 당진에 가서 데려왔거든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서 감개가 무량합니다.]

2018년부터 5년간 농약중독으로 구조된 독수리는 충남에서만 134마리, 이 가운데 30%는 제때 구조가 안돼 중독시간이 길어지면서 폐사했습니다.

농약을 이용한 야만적 밀렵이 끊이지 않으면서 추위를 피해 한반도를 찾은 독수리마저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화면제공 : 충남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