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먼저 와 불 끄다가 무너진 처마…20대 소방관 순직

<앵커>

오늘(1일) 새벽 제주에서 20대 소방관이 숨졌습니다. 창고에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서 사람들을 대피시킨 뒤 진화 작업에 나섰다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JIBS 안수경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 속에서 번쩍하더니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습니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창고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오늘 새벽 0시 50분쯤.

[목격자/인근 주민 : 펑, 펑하면서 이렇게 터지는 소리가 난 거예요. 불이야, 불이야 하면서 소리 지르는 거예요. 바람이 많이 불어 불씨가 마당까지 날라오는 거예요.]

표선119센터 소속 구급대원인 임성철 소방관은 선착대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임 소방관은 불이 난 창고 바로 옆 주택에 사는 80대 부부가 대피한 것을 확인하고,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불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화재 진압 도중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가 무너지며 임 소방관을 덮쳤습니다.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임 소방관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인근 주민 : 안타까워 죽겠어요. 집이야 새로 지으면 되지만, 20대고 너무 어린 분이 그래서 가슴이 아파요.]

5년 차 소방대원인 임 소방관은 평소에도 투철한 사명감으로 각종 사고 현장에서 남보다 앞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창고에 난 불은 1시간 만에 꺼졌고,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박종남/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 :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것은 확인을 해봐야 하겠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임 소방관의 순직을 애도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방당국은 고인에 대한 보상과 예우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JIBS)

JIBS 안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