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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의 설계자…미 키신저 전 국무장관 별세

<앵커>

미국 외교계의 거목으로 불렸던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수교 물꼬를 트고 소련과의 긴장을 완화하면서 냉전시대 종식에 이바지했고 한반도 문제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워싱턴 남승모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냉전 시대 세계 질서를 바꾼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닉슨 대통령 시절 안보 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역임하며 현실주의 외교를 펼쳤습니다.

탁구 경기를 매개로 중국과의 교류 물꼬를 튼 이른바 '핑퐁 외교'는 1972년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양국 수교의 토대가 됐습니다.

[헨리 키신저/전 미국 국무장관 (지난 2017년) :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행보가 세계 질서의 절대적 전제조건으로 발전해왔습니다.]

구 소련과 전략무기제한 협정을 주도해 긴장완화, 이른바 데탕트 시대를 열었습니다.

베트남전 종식에도 기여해 197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1973년 4차 중동전쟁 때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를 오가는 중재 외교로 '셔틀외교'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선거 상대를 불법 도청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함께 퇴임했지만, 이후에도 12명의 대통령에게 외교 자문을 하며 왕성히 활동했습니다.

한반도의 역사적 장면에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1975년 유엔 총회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4자 회담을 제안하는가 하면,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도출한 북핵 6자회담 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헨리 키신저/전 미국 국무장관 (지난 2005년) : (6자회담) 재개 날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곧 재개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을 위해 칠레의 군사 쿠데타를 지원하는가 하면 베트콩 소탕을 내세워 캄보디아를 폭격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으로 미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세계를 뒤흔든 외교 거목은 100세를 일기로 조용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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