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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신적인 존재 같았다" 고래 찍으러 산소통 없이 바다로

- 8K 초고화질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고래와 나>
- 향고래·혹등고래·벨루가·귀신고래·범고래 등 생태 탐구
- 산소통 없이 바닷속 '맨몸 촬영'…외국 팀들도 엄지 척
- 한국 최초로 포착한 '엄마 젖 먹는 아기 향고래' 신비해
- 벨루가 잡는 북극곰, 빙하 아닌 꽃밭에…기후위기 심각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3년 11월 29일(수)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큰별 SBS PD, 이은솔 SBS PD


▷김태현 : 이 소리는 어떤 동물의 울음소리일까요? 바로 고래입니다. 혹등고래의 노랫소리라고들 하죠. 고요한 바닷속에서는 고래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고 합니다. 김태현의 정치쇼 오늘 수요일 3부는 고래의 세계를 카메라에 생생히 담아 온 두 분과 고래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고래와 나>를 제작한 이큰별 PD, 이은솔 PD입니다. 안녕하세요.

▶이큰별, 이은솔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저도 봤어요, 이거.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고래와 나>. 그런데 예전에 SBS에서 다큐멘터리 많이 했거든요. 제 기억에 치타가 한 번 있었고 그리고 북극곰도 있었던 것으로 제가 기억을 하는데 이번에는 고래잖아요. 그러니까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조금 더 신기하죠. 왜냐하면 치타나 북극곰 그동안 사실 화면에서도 많이 봤었고 예전에 <동물의 왕국> 이런 것도 있었는데 고래는 거의 본 기억이 없어서. 왜 이것 제작하신 거예요? 프로그램 소개부터 좀 부탁드릴게요.

▶이은솔 : 저희 창사특집 <고래와 나>는 대한민국에서는 되게 쉽게 볼 수 없는 야생 고래들의 생태와 문화를 8K 초고화질 카메라로 보여주는 자연 다큐멘터리고요. 그러면서도 뭔가 고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고래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 가는 그런 다큐멘터리입니다.

▷김태현 : 왜 고래는 선택하신 거예요? 촬영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바닷속에서.

▶이큰별 : 맞아요. 제가 정했는데요.

▷김태현 : 정말요?

▶이큰별 : 예전에 <그것이 알고 싶다> 오래 하고 시사프로그램 오래 하다 보니까 제가 다큐멘터리팀에 와서 결심한 게 있습니다. 다시는 험한 것 안 한다. 뭔가 따뜻하고 사람들한테 위로가 되는 뭔가 초록빛 같은 주제를 선택한다 해서 올해 창사특집 맡게 됐을 때 어떤 게 있을까. 그때 올해 초에 사실 세상에 학교폭력 이런 게 너무 심했던 시절이어서.

▷김태현 : <그알>에서 많이 하셨구나.

▶이큰별 : <그알>에서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 하면 안 되겠다 이래서 따뜻한 주제로 뭐 할까. 고래가 참 신비롭고 위로가 되니까. 그리고 또 찾아보니까 한국에서 고래를 다큐를 아무도 안 했더라고요, 이렇게 제대로는.

▷김태현 : 저도 화면을 본 기억이 없어요.

▶이큰별 : 그래서 그럼 이제 내가 해 봐야겠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제가 시작하면서 알게 된 거죠. 안 한 이유가 있구나.

▷김태현 : 촬영이 너무 힘들어.

▶이큰별 : 시작은 그렇게 되었습니다, 일단.

▷김태현 : 험한 것 안 하시겠다고 했는데 내용은 험하지 않은데 촬영과정이 그냥 제가 이렇게 봐도 너무너무 힘들었을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사실 북극곰이나 치타도 힘들었을 텐데 북극이나 아프리카 가서 촬영하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이건 바닷속 촬영이어서 더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보면서. 그런데 촬영 중에 고래 많이 만나셨죠?

▶이은솔 : 너무 많이 만나서 많은 고래들을 만났는데 우선 모리셔스에서 향고래를 만났고요. 1부에서 다들 보셨겠지만 통가에서 혹등고래도 만났고 선배가 가셨지만 캐나다에서 벨루가도 만났고요. 그리고 귀신고래도 멕시코에서 만났고 또 범고래들도 만났고. 너무 많은 고래들을 만나서 사실 몇 마리 만났는지 아직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은 고래들을 만났습니다.

▷김태현 : 제가 제일 궁금한 건 이런 거죠. 예를 들어서 북극곰을 찍는다고 하면 북극을 가면 되잖아요, 북극에 있을 테니까. 아프리카를 가면 치타도 있고 사자도 있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고래는 얘네들을 만나려면 바닷속에 있는데 어디를 가서 촬영을 해야 얘네들을 만날 수 있는 거예요? 그걸 어떻게 알고 가세요? 그러니까 모리셔스 가서 하루 온종일 있는다고 혹등고래를 보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큰별 : 고래가 섭외가 안 되니까 그래서 PD들이 안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고 섭외 이전에 일단은 촬영 허가를 받는 게 되게 힘들어요. 전 세계적으로 고래는 보호동물인 경우가 되고 보니까 저희가 그냥 가서 막 찍을 수가 없거든요.

▷김태현 : 그러니까 모리셔스 가서 혹등고래 찍을 때도 그냥 바닷속 들어가서 찍는 건 안 돼요?

▶이큰별 : 안 됩니다. 정식적으로 촬영 허가를 받고 또 저희 카메라 장비 자체가 워낙 크고 좋은 카메라이다 보니까. 그런데 서류가 각 국가별로 그걸 받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 기간도 되게 오래 걸렸고 또 가다 보면 하루 종일 말씀하신 대로 그냥 망망대해에서 그냥 원시적으로 찾는 거예요. 망원경으로 이렇게 고래가 숨을 쉬게 되면 분수처럼 물이 나오거든요. 그러면 나중에는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 보이듯이 헛것이 보입니다. 저거 고래 아니야?

▷김태현 : 정말요? 그럼 뭐야. 모리셔스 앞바다에 가서 배에서 그냥 있는 거예요, 고래 나올 때까지?

▶이큰별 : 계속 돌아다니는 거죠.

▷김태현 : 벨루가 만날 때까지 멕시코 앞에 가서 더운데 바다 위에서? 그러면 고래 만나려고 최장 어느 정도까지 기다려보셨어요?

▶이은솔 : 저는 한 3시간 정도까지 바다를 나가서. 그런데 거기 3시간 걸려서 가도 사실 안 보여요.

▷김태현 : 3시간이면 선방한 것 아니에요?

▶이큰별 : 너무 안 걸렸다.

▶이은솔 : 그런데 3시간을 갔다가 거기서 또 안 나오면 다시 또 이동하고. 이런 식으로 거의 하루 12시간 이상 정도 배를 탔거든요. 그런 식으로 해야 만날 수 있는 동물이더라고요.

▷김태현 : 그러면 이게 다큐멘터리니까 고래 딱 만나면 속된 말로 대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감독님이 들어가서 찍으시는 거죠?

▶이큰별 : 맞아요, 맞아요.

▷김태현 : 제가 이 말씀 왜 드리냐 하면 제가 제일 신기하게 봤던 건 촬영감독님 있잖아요. 아마 2부에서 나오셨던 분 같은데 고래가 동물이 아닌 신적인 존재 같았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그 촬영감독님이 잠수장비도 아니고 그냥 물안경이랑 뭐죠?

▶이큰별 : 스쿠버 장비.

▷김태현 : 스쿠버 장비.

▶이큰별 : 스노클.

▷김태현 : 산소통도 없이 이 스노클 하나 딱 들고 향유고래였나? 그 고래 옆에 가서 헤엄치시는 것 제가 봤거든요. 그것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편집 아니죠? 저는 너무 신기해서.

▶이큰별 : 저희가 산소통이나 공기통을 메게 되면 일단 고래한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잖아요. 거품 소리라든지 소음이라든지 이런 것들 때문에. 그래서 그냥 오로지 맨몸으로 뛰어들어서 고래를 촬영하고. 전부 다 그냥 맨몸으로, 한국인의 도전정신으로 맨몸으로 촬영해서 촬영하다 보면...

▷김태현 : 그러면 진짜 산소통 다 안 메고 촬영하신 거예요?

▶이큰별 : 한 번도 멘 적이 없어요. 외국 다큐팀들도 현장에서 되게 많이 마주하거든요. 그러면 전부 다 저희 보면서 엄지 척. 대단하다, 너희. 그런 경험이 있었죠.

▷김태현 : 지금 유튜브 화면으로 잠깐 나가는 장면은 고래가 서서 잠을 자는 장면이에요. 저도 처음 알았어요. 고래 얘네들이 이렇게 서서 잠을 자는 건지. 멀리서 보면 그냥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바닷속에 기둥 하나가 떠오르는 그런 장면 같은데 아주 굉장히 신기한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PD 님들이 최애 고래 하나씩 뽑아주실래요? 많은 고래 보셨잖아요.

▶이은솔 : 저는 사실 제가 혹등고래 담당이어서 저희 출연자가 혹등고래라 혹등고래가 최애가 돼버렸고요. 정말 실제로 보면 더 그 크기도 크기인데 다정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실제로. 그래서 이 친구가 우리를 해칠 생각이 없구나, 그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촬영하면서 되게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까 혹등고래가 굉장히 되게 마음에 남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혹등고래가 최애 고래였던 것 같습니다.

▷김태현 : 큰별 PD님은요?

▶이큰별 : 저는 벨루가라고요. 그런데 사실 우리 시청자분들이 많이 익숙하실 거예요. 아쿠아리움에 있는 벨루가들도 있어서, 한국에. 그래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벨루가의 생태는 지금 국내 방송에서 소개된 적이 없어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촬영하러 가려면 경비행기를 통째로 빌려야 되는데 정말 비싸거든요. 너무 비싸서 경비행기를 빌렸죠. 저희 또 창사특집이지 않겠습니까?

▷김태현 : 제작비 많이 쓰셨겠네요.

▶이큰별 : 타고 갔는데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된 거죠. 3년 전부터 수중촬영이 안 돼, 그 지역은. 자연보호를 위해서. 물속에 들어갈 수가 없어. 우리는 돈을 주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요?

▷김태현 : 어떻게 찍어요?

▶이큰별 : 그래서 장대에 조그마한 카메라를 달아서 배 옆에서 하루 종일 이러고 있는 거예요, 벨루가가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면서.

▷김태현 : 그런데 화면 보니까 영상 다 담으셨던데.

▶이큰별 : 맞아요. 그런데 벨루가가 안 오죠. 안 와서 결과적으로는 제가 이렇게 조그마한 패들보드를 어디서 구해서. 이게 저입니다. 패들보드를 타고 방송에는 이렇게 가면 벨루가들이 첫날에 너무 쉽게 한 5분도 안 돼서 관심을 보이고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됐다, 이거 이제 매일 찍을 수 있겠구나. 그러고 나서는 다시는 안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찰나에 딱 한 번 5분의 시간이었는데 정말 벨루가가 바로 옆에 이렇게 팔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놀아줬거든요, 저랑. 놀고 그 친구들이 깨달은 거죠. 이분 재미없구나. 그냥 자기들 찍기만 하고 먹을 것도 안 주는구나. 그러고 갔는데 그 순간이 저는 너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행복했고.

▷김태현 : 저는 우리 학교 다닐 때 그런 것 배우잖아요. 고래는 바다에 살지만 어류가 아니고 포유류다.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고 엄마 젖을 먹고. 그런데 저는 그것 어제 보면서 진짜 얘네들은 포유류라는 걸 저는 어떻게 알았냐 하면 얘네들 소리 내잖아요. 벨루가 노랫소리라고 표현하셨던데. 그리고 향유고래도 꼬륵꼬륵 소리 나고 보니까 음성 분석하니까 그게 자음 모음 음절도 있다고. 그것을 저는 처음 들었거든요. 고래가 그렇게 그들만의 언어로 얘기하는 것. 어떤 의미가 있는 거예요? 고래들이 하는 음절, 말을 뭐라고 하지? 코다. 코다라고 부르는.

▶이은솔 : 향고래는 코다라는 소리를 내고 혹등고래는 되게 깊은 곳에서 울거든요. 그런데 그게 해석을 사람 나름대로 하고는 있고 하버드나 이런 데서.

▷김태현 : 엄마를 부르는구나, 새끼를 부르는구나.

▶이은솔 : 어떤 식으로 고래의 언어를 어떻게 해석해야 되느냐라고 연구자들이 굉장히 많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 진행 중인 단계고요. 그래서 정확히 의미는 알 수 없지만 되게 독특한 건 이걸 배우거나 퍼뜨리거나 이럴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다른 혹등고래 같은 경우는 수천 킬로미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같은 음절을 부르기도 한대요. 그러면 그런 것들을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자기들끼리 한다는 건데 그런 것도 굉장히 신기하고 되게 포유류 다운 문화인 거죠.

▷김태현 : 이거 우리 처음 들은 거잖아요. 왜냐하면 그냥 다른 포유류들이야 육상에서 개도 짖고 사자도 어흥 다 듣는데 고래가 물속에서 소리 내면 우리가 들을 길이 없는데 녹음장비로 이렇게 다 녹음하신 거죠?

▶이큰별 : 수중청음기, 영어로 하이드로폰이라는 장비를 구입해서. 그걸 또 그냥 물에 넣는다고 녹음이 잘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후배 이은솔 PD가 을지로를 돌아다니면서 하이드로폰을 잘 수음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었죠. 그런데 그게 저희가 처음 만들다 보니까 굉장히 치렁치렁해서 다들 의아했죠. 이걸로 과연 녹음이 될 것인가. 그리고 배에서도 선이 꼬여서 난리가 났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후배 PD가 잘 만들었다. 이런 행복한 소식이 있어서 시청자분들한테 새로운 소리를 전하게 돼서 저희도 PD로서 개인적으로 되게 행복했습니다.

▷김태현 : 저는 얘네들이 포유류가 맞다는 것을 하나 더 깨달은 장면이 있었어요. 고래 눈. 왜냐하면 눈을 방송에서 확대를 많이 해 주시던데 이렇게 보니까 눈이 사람 눈처럼 눈꺼풀도 있고 지금 여기 화면에 나가는 건 사람 눈입니다. 지금 유튜브로 나가는 장면은 고래 눈이고요. 그런데 이게 어류의 눈이 아니에요. 눈꺼풀도 있고 눈썹도 있는 것 같이 보여요, 얼핏 봤을 때는. 눈을 특별히 부각해서 보여주신 이유는 뭐예요?

▶이은솔 : 사실 사람이랑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눈을 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고래의 눈을 보면 그 안에 어떤 것들이 보일까 이런 것들이 가장 궁금했기 때문에 그런 걸 시청자 여러분들한테도 화면으로 크게 보여드리고 싶었고 이 고래의 눈을 찍기 위해서 엄청나게 수중 촬영감독님이 노력을 하셨어요. 아무래도 가까이 다가가야 하다 보니까 그래서 되게 가까이 다가가서 찍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고. 그래서 이걸 통해서 고래가 우리랑 같은 어떤 지능이 있고 사고를 하는 생물이다, 이런 것들을 저희가 전달하고 싶어서 이렇게 눈을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촬영할 때 혹시 위험하지는 않으셨어요?

▶이은솔 : 고래가 사람을 해치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그게 촬영현장에서는 사실 느껴지거든요.

▷김태현 : 만약에 진짜 상어라면 그렇게 촬영 못했죠.

▶이은솔 : 그렇죠. 피해 다니죠. 그런데 고래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어떤 믿음이 점점 생기더라고요.

▷김태현 : 되게 온순하더라고요.

▶이큰별 : 평화주의자.

▷김태현 : 이게 망원렌즈로 촬영하는 것도 아니고 근접해서 찍어야 되는 거잖아요.

▶이큰별 : 눈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PD님, 저는 그걸 느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눈이나 소리 내는 것 보고 쟤네들 진짜 포유류구나. 그런데 PD 님들 보시기에 포유류니까 얘네들이 인간이랑 많이 닮았다, 이런 것 느끼신 적이 있어요?

▶이큰별 : 당연히 1등인 장면이 젖 먹는 장면이었는데.

▷김태현 : 서서 젖 먹는 것?

▶이큰별 : 우리나라에서 고래가 젖 먹는 장면이 촬영된 적은 없습니다,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저희가 레퍼런스들을 다 보면 이게 한 세계에서 두 번째, 세 번째 정도로 저희가 고래가 젖 먹는 장면을 그렇게 리얼하게 촬영한 건 처음이어서.

▷김태현 : 지금 유튜브로 화면 나가고 있죠.

▶이큰별 : 이 장면은 저희가 고래가 직접... 고래가 주둥이가 뾰족하잖아요. 도대체 어떻게 젖을 빨까 너무 신기했는데 이렇게 톡톡 대면 젖이 쑥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또 마침 지금 아기가 한 100일 정도 됐거든요. 그래서 아이와 엄마의 모유수유라든지 모성애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감성이 되게 많은 찰나에 고래가 모유를 수유하는 장면을 보게 되니까 너무 정말 우리 아기 같고 귀엽고 신비하고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김태현 :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게, 저기 나오는 물 같은 게 저게 젖이네요. 그렇죠? 고래가 지금 서서 새끼고래가 엄마고래 젖을 먹는 장면인데 진짜 저 장면은 촬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 아니에요. 젖을 언제 먹을지도 모르니까. 좋은 화면을 담아 오셨는데 그런데 다큐멘터리 보다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것만 나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잡혔던 새끼고래, 보리고래라고. 보리고래가 잡혀서 그걸 해부하는 장면을 촬영하셨던데. 그런데 사실은 그게 연구 목적으로 해부한 건데 보면 플라스틱, 우리 커피전문점에서 먹는 커피잔 뚜껑이에요. 그게 지금 화면에 나오는 커피 뚜껑. 이게 새끼고래 창자에 걸려 있는 장면들 나오잖아요. 이런 일 많다고 합니까, 전문가들이?

▶이큰별 : 저희가 처음 이 아이템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 촬영했던 고래가 살아 있는 고래가 아니라 죽은 고래였거든요.

▷김태현 : 이 해부 장면부터 촬영을 시작하신 거예요?

▶이큰별 : 그래서 그때부터 뭔가 단순히 고래만 다룰 게 아니라 고래를 통해서 우리 지구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겠구나, 이런 느낌을 현장에서 받았었고 고래 몸속에서 이런 여러 가지 플라스틱 이런 것들이 과거에도 종종 한국의 고래들 중에서는 이렇게 발견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온전한 그냥 그 자체로 그리고 대형고래 몸속에서 이렇게 나온 건 처음이어서 사실 촬영현장에서 부검하는 과정에서 되게 술렁였거든요.

▷김태현 : 그렇더라고요, 보니까.

▶이큰별 : 당장 이렇게 재활용 바로 할 수 있을 정도로 로고도 있고. 또 사실은 대충 어떤 브랜드고 어디서 이걸 삼키게 됐는지 이런 것도 저희가 다 조사는 했는데 방송 분량 때문에 다 1부에는 다루지 못했고 이번 주에 나가는 3부에 그런 구체적인 부검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니까 좀 더 많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어디서 버렸는지 대충 추정은 가능하다?

▶이큰별 : 네.

▷김태현 : 이건 보나 마나 바다에서 누가 먹다 버렸겠지, 배 위에서 먹다가. 배 위에서 낚시하러 갔다가 커피 마시다가 에잇 하고 버린 것 아니에요, 바다에? 그랬을 것 같은데.

▶이큰별 : 방송으로 확인을.

▷김태현 : 분명히 그럴 겁니다. 제가 한번 볼게요. 그리고 이것도 있잖아요, 북극곰. 북극곰이 잠시 나오던데 북극곰이 꽃밭에 있는 모습. 이게 꽃이라고 다 좋은... 이게 지금 화면으로 나가고 있는데요. 파란 풀밭에 북극곰이 있습니다. 얘가 그냥 반달곰이 아니에요. 이게 반달곰이면 아무 문제도 안 되는데 북극곰이에요. 이거 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이 장면 보셨을 때?

▶이큰별 : 제가 다녀와서 제가 말씀드리면 저희가 사실은 기후위기 또 끓는 지구, 이런 이슈들이 올해 되게 많았잖아요. 그런데 여름에 폭우가 와서 강남역이 잠기고 되게 덥고 해도 사실 추워지면 다 기억 속에서 잊어버리잖아요. 그래서 기후위기 이런 것들이 되게 교과서적인 얘기다라고 생각을 저도 개인적으로 했었는데 그냥 제주도 같은 유채꽃 핀 배경에 북극곰이 있으니까 저부터 촬영감독부터 너무 황당해서 일단은 그냥 딱 그런 생각은 드는 거예요. 북극곰이 저런 풀밭이나 꽃밭 속에 있으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이 너무 드니까 기후위기가 이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진짜 심각하구나라는 것을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아직 3부하고 4부가 남았는데 이은솔 PD가 보시는 베스트 장면은 뭐가 있을까요?

▶이은솔 : 저는 2부에서 마지막에 혹등고래 4마리가 떼로 모여서 합창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게 굉장히 찍기도 어려운 장면이고 사실 혹등고래가 그렇게 떼로 다니지 않거든요. 보통 새끼, 어미 이렇게 다니거나 에스코트 하나 끼고 3마리 정도 다니거나 이러는데 한 4마리가 이렇게 모여서 합창하는 것을 실제로 장면을 봤을 때도 너무너무 감격스러웠고 심지어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서로 교감을 하면서 얘네가 노래를 하고 있구나, 이런 것들이 느껴져서 그 장면이 가장 좋지 않았나 이런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큰별 PD는 이 얘기 좀 해 주세요. 아직 못 보신 분들도 있을 텐데 이런 부분들을 주목해서 보면 좋겠다 하시는.

▶이큰별 : 저희가 8K 카메라라고 지금 세계에서 현존하는 어떤 방송장비 중에 제일 고화질의 카메라로 아주 비싼 장비로 고래를 촬영했습니다. 그래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꼭 큰 TV, 가능하면 본방송으로 방송을 봐주셔야 <고래와 나> 다큐의 어떤 매력을 온전히 즐기실 수 있고요.

▷김태현 : 본방으로 봐야 화질이 더 좋습니까?

▶이큰별 : 그건 아니지만 큰 TV로 봐야 화질이 좋습니다. 그래서 모바일보다는 가능하면 본방을 많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사실 청취자분들에게 얘기드리고 싶은 것도 이 정도 규모의 다큐멘터리에 시간과 예산을 들여서 하는 게 방송국 입장에서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이 봐주시고 또 시청률도 잘 나와야 앞으로 저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할 수 있으니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태현 : 3부, 4부도 잘 부탁드립니다. 꼭 봐주세요.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고래와 나> 이큰별 PD, 이은솔 PD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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