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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인질로 잡혀있을 줄"…9살 딸 한마디에 아빠 마음 '철렁'

"1년간 인질로 잡혀있을 줄"…9살 딸 한마디에 아빠 마음 '철렁'
"문이 열리고, 딸이 제게 달려왔어요. 바로 제가 상상했던 그대로…. 저는 딸을 꼭 껴안았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딸 에밀리(9)와의 재회 순간을 떠올린 토머스 핸드 씨는 다시 감격에 북받친 듯 눈물을 머금었습니다.

핸드 씨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딸을 되찾은 감격과 다시 없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있는 딸의 상황에 대해 털어놨습니다.

에밀리는 지난 달 7일 이스라엘 비에리 키부츠에 있는 친구 힐라 로템의 집에서 잠을 자던 중 납치됐습니다.

당초 하마스의 습격으로 인한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가, 지난달 말 가자지구에 인질로 억류돼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딸이 죽은 줄 알았던 핸드 씨는 당시 "차라리 죽은 게 다행"이라며 애끓는 심정을 털어놔 전 세계인을 울렸습니다.

인질 생활 중 에밀리는 여러 장소로 계속 옮겨졌다고 했습니다.

핸드 씨는 "딸이 땅굴에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녔다고 말했다"며 "딸은 그 공간을 '박스'라고 표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 정말 끔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총성 속에 끌려다니고, 밀쳐지고 했을 거예요."

마음이 쿵 내려앉은 건 딸이 억류 생활이 오래 계속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말 때문이었습니다.

"딸에게 얼마나 거기 있을 거라고 생각했냐고 물었더니, '1년'이라고 말하더군요. 그 말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에밀리는 억류 당시 함께 납치된 친구 힐라, 힐라의 어머니 라야와 함께 지냈습니다.

라야는 에밀리를 자기 딸처럼 돌봤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과는 달리 석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핸드 씨는 이를 "또 다른 잔혹 행위"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핸드 씨의 마음이 무너졌던 순간은 또 있습니다.

딸이 제대로 소리를 내지 않고 속삭여 말했을 때였습니다.

"가장 충격적이고 불안했던 때는 딸이 (작은 소리로) 속삭여 제가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던 때였어요. (말소리를 들으려면) 딸의 입에 귀를 바짝 대야만 했습니다."

핸드 씨는 딸의 행동이 "어떤 소리도 내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에밀리는 점차 자기 모습을 찾아갔습니다.

"(핸드폰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비욘세의 노래를 틀더군요."

그러면서 딸이 미소를 찾아가고, 소리 내 웃기도 했다고 핸드 씨는 전했습니다.

"딸은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어요. 우리는 에밀리가 마음을 열 때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알고 싶은 것이 많지만 기다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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