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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냈는데 "관리비 100만 원"…쑥대밭 된 전세사기 집

<앵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임대인에게 납부한 관리비까지 떼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아예 멈추거나, 전기와 물을 끊겠다는 경고장까지 받고 있습니다.

제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 기계식 주차장이 녹이 슨 상태로 멈춰 있습니다.

근처 또 다른 아파트는 사람이 타는 승강기가 아예 작동되지 않습니다.

모두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한 공동 주택인데, 세입자가 납부한 공과금과 관리비를 임대인이 떼먹고 건물 관리 업체에 내지 않아, 수리와 보수를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피해 주택 세입자 : 추락 위험 때문에 멈춘 거고. 다들 그래서 이중주차 하거나 저녁에는 도로변에 나가서 세우고….]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는데도 고쳐주지 않습니다.

거실 천장은 온통 곰팡이 자국이고 누전 위험에 전등도 못 켜고 삽니다.

[문명숙/전세사기 피해자 : 지금 화장실 불이 안 들어와서 여기도 비 뚝뚝 새요. 저희는 (관리비) 한 달도 밀리지 않고 그냥 계속 넣었거든요. 근데 그냥 관리실에 연락하면 무시해 버리고.]

관리비 체납으로 일부 가구에는 단수 조치까지 이뤄졌습니다.

올 초 정부가 전세 사기 주택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를 유예했지만, 최근 다시 단전·단수 예고장을 받은 가구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강민석/전세사기 피해자 : 집 안에 아이를 키우는 집도 있고, 장애인도 있을 것이고 연로하신 분도 있을 텐데 저희는 그 돈(관리비)을 냈었고, 그 돈이 어디로 갔느냐는 거죠. 단지 임차인이라는 이유로 이중으로 당하고 있다….]

세입자들이 인천시에 미납 관리비 문제 해결을 호소하고 있지만, 인천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인천시가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해 편성한 예산 63억 원 가운데 실제 피해 지원에 사용된 금액은 1.1% 수준에 불과합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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