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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월드컵 4강 영웅' 축구협회장, 성적 부진 시위에 사퇴

불가리아 '월드컵 4강 영웅' 축구협회장, 성적 부진 시위에 사퇴
▲ 사임한 불가리아 축구협회 미하일로프 회장

불가리아 축구의 1994 미국 월드컵 '4강 영웅' 보리슬라프 미하일로프 불가리아축구협회 회장이 축구 팬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에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AP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미하일로프 회장의 사퇴를 요구해왔습니다.

미하일로프 회장은 2005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16년간 회장직을 수행해왔는데, 공금 유용, 불법 베팅 연루 등 부패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불가리아 대표팀의 성적은 그의 재임 기간 바닥을 찍고 반등할 줄을 몰랐습니다.

불가리아는 유로 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이후로는 메이저 국제대회 본선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대표팀이 유로 2024 예선에서도 최악의 성적으로 조기에 탈락하자 팬들은 한데 모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7일 치러진 헝가리와 예선 마지막 홈경기에서 2-2 무승부에 그치자 시위는 격화했습니다.

불가리아는 결국 4무 4패, 무승의 성적으로 예선을 마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마하일로프 회장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니콜라이 덴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최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미하일로프 회장을 해임하고 임시 경영진을 임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덴코프 총리는 "불가리아 축구 클럽들의 불만이 오래 누적됐다"며 인판티노 회장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FIFA가 예외적인 상황에서 회원국 회장을 해임할 규정상 권한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불가리아 사법당국은 미하일로프 회장을 향해 언론이 제기한 부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미하일로프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성명을 내고 "내가 사임하는 유일한 이유는 모두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불가리아 축구팬들의 시위

그는 불가리아 축구 클럽 중 어느 곳에서도 사임을 요청해오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역 시절 골키퍼로 활약한 미하일로프 회장은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축구 영웅이었습니다.

미국 월드컵에서 불가리아의 주장으로 4강 신화 작성에 앞장섰습니다.

16강전에서는 멕시코와의 승부차기에서 상대 슈팅을 2번이나 막아 불가리아의 8강행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미하일로프 회장은 2019년 유로 2020 예선 경기에서 극우 성향의 불가리아 팬들이 나치식 경례를 한 것을 눈감아주고, 잉글랜드 대표팀의 흑인 선수들에게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어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2021년 회장으로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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