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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폭염에 녹아내린 알프스 빙하…붕괴 징조

<앵커>

지구 온난화의 현장을 돌아보는 연속보도, 오늘(27일)은 계속 녹아내리고 있는 스위스 알프스의 빙하를 살펴보겠습니다. 올여름 최악의 폭염을 겪으면서 스위스 빙하는 2년 사이 10퍼센트가 사라졌습니다.

지금 속도면 2100년엔 빙하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데 정구희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빙하와 암석이 만들어낸 산맥, 스위스의 알프스를 찾았습니다.

능선을 따라 펼쳐진 장엄한 경관과 달리, 알프스는 조금씩 사라지고 무너져 내리고 있는 중입니다.
스위스 빙하 붕괴

이곳은 해발고도 3,800m로 1년 내내 고르너 빙하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옆에 있는 건 브라이튼 봉우리인데 문제는 여름철 녹는점이 5,200m 넘게 올라가면서 위에 있는 얼음 덩어리들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얼음의 강, 빙하는 점점 사라지고 있어 산을 높게 올라야 다가갈 수 있습니다.

얼음이 떨어져 나가면서 눈사태가 발생하고, 바위들도 깎여 나가고 있습니다.

이 산장을 처음 지을 때는 이탈리아 땅 위에 지은 건데 국경선의 기준이 되는 빙하가 녹아버리면서 현재는 일부가 스위스 땅이 돼버렸습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는 빙하에서 물이 흘러내린 유역을 따라 국경선을 정했는데, 거대한 빙하가 사라지며 국경까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사이먼/현지 근로자 : 20년 전 만 해도 빙하가 있었는데 지금은 줄어들었어요. 지금은 국경이 어디인지 누구도 몰라요.]

세계 최고 권위의 빙하 연구단체인 '글래모스'(GLAMOS)를 한국 언론 최초로 직접 찾았습니다.

글래모스 조사 결과를 보니, 빌트슈트루벨 빙하에는 붕괴의 징조인 크레바스가 만들어졌고, 온 산을 휘감고 있던 로제그 빙하는 이제 산꼭대기에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의 1,400여 개 빙하 중 부피가 늘어난 빙하는 단 한 개도 없습니다.

[마티아스 후스/글래모스(GLAMOS) 빙하 연구 총책임자 : 20년 정도 동안 빙하 1/3이 사라졌어요. 그런데 올해와 작년 2년 동안 10%가 사라졌어요. 가장 극단적인 해였어요. 녹는 속도가 가속되고 있는 게 보입니다.]

글래모스 측은 지금 속도라면 30년 안에 유럽 빙하의 절반이 사라지고, 80년 뒤면 빙하의 98%가 사라져 사실상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현장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이승진, 디자인 : 김정은·서동면·박천웅)

▶ 빙하 소멸에 절박한 스위스…'탄소 감축' 혁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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