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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소득도 소비도 감소…1인 가구만 더 가난해진 이유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제 우리나라 세 집 중 한 집은 1인 가구, 혼자 사는 집이죠. 혼자 살면서도 잘 사는 게 중요해지고 있는데 지난 1년간 1인 가구의 소득이 오히려 줄어들었단 조사가 나왔네요.

<기자>

지난 3분기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78만 3천 원 정도였습니다.

이게 근로소득뿐만 아니라 재산소득, 사업소득, 모든 종류의 소득을 다 합친 겁니다.

나라에서 받는 지원금까지요.

아무래도 한 명의 소득이니까 다인 가구보다 소득 자체가 적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문제는 흐름입니다. 1년 전보다 2.4% 줄어들었습니다.

물가까지 감안한 실질소득이 아니라 그냥 돈의 액수만 봤을 때도 이렇게 줄었다는 얘기니까요.

물가는 계속 뛰었던 지난 1년 동안 소득이 이렇게 평균적으로 감소했다는 건 그만큼 1인 가구들의 살림살이가 평균적으로 더 팍팍해졌다는 얘기가 됩니다.

반면에 2인 가구부터는 그래도 1년 전보다 그래도 소득이 물가상승률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집집마다 차이가 물론 있겠지만 그래도 평균으로 흐름을 가늠해 보자면요.

특히 4인 이상 가구의 소득상승률은 10.6%나 되고요, 그러니까 물가보다 소득이 훨씬 더 많이 늘어난 편이고요.

2인과 3인 가구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어도 1년 전의 살림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1인 가구는 유독 가난해지고 있는 사람들이 두드러진다는 겁니다.

<앵커>

혼자 사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더 걱정이 클 것 같습니다. 왜 이런 통계가 나온 건지 분석도 해주시죠.

<기자>

가장 큰 부분은요, 혼자 사는 노인들 중에 최근에 형편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려줍니다.

1인 가구라고 하면 대도시에서 자기 삶을 자유롭게 즐기는 젊은이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여전히 그보다는 독거노인들이 많습니다.

1인 가구 중에 남성들의 경우는 41%, 여성들의 경우는 60% 정도가 50대 이상입니다.

1인 가구의 소득 중에서도 자세히 뜯어보면 유독 주로 금융자산이 있는 경우에 생기는 이자나 배당소득을 의미하는 재산소득, 그리고 사업소득이 1년 전보다 15.6%나 줄어들면서 전체 1인 가구 소득 평균을 끌어내렸는데요.

이건 지난 1년 동안 혼자 사는 농민 노인들의 살림살이가 그만큼 팍팍해진 탓이 큰 걸로 통계청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농사를 지어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사업소득으로 분류되죠.

최근에 이상 기후로 인해서 특히 농민들의 소득에 타격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혼자 살면서 근근이 농사지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의 타격이 컸다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고 가족의 부양을 받을 형편도 되지 않는 독거노인들의 생활이 지난 1년간 더욱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벌이가 나빠지면 당장 돈 쓰는 것부터 줄이잖아요. 역시나 1인 가구 소비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네요?

<기자>

1인 가구들의 매달 지출은 평균 222만 원 정도, 그중에서도 세금이나 이자로 나가는 돈 같은 건 빼고 소비에만 쓰는 지출은 161만 원 정도였습니다.

1년 전보다 1.3% 늘어난 걸로 나오는데요.

지금 같은 물가상승세에 1.3%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덜 썼다는 얘기, 아껴 쓴다는 얘기가 됩니다.

특히 돈이 없을 때 가장 먼저 줄이는 품목 중에 하나인 옷이나 신발 같은 데 쓰는 돈은 7.9%나 감소했고요.

또 덜 돌아다닙니다. 보시는 것처럼 교통비도 아꼈고 통신료도 줄였습니다.

꼭 쓸 수밖에 없는 품목들, 가격이 많이 오른 식료품이나 난방비 이런 걸 내는 데 돈을 많이 쓰게 되다 보니까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인 모습이 보인 겁니다.

사실 1인 가구의 상황은요.

저소득층의 살림살이에 대한 지난 1년간의 분석과 상당 부분에서 겹칩니다.

저소득, 그중에서도 저소득 독거노인이 특히 1인 가구에 집중돼 있다 보니까 저소득층의 지난 1년에 대한 분석과 1인 가구에 대한 분석이 상당히 겹친다는 겁니다.

지금은 세 집 중 한 집 꼴인 1인 가구는 앞으로 10집 중 4집 꼴로 더욱 늘게 될 거고요.

특히 노인, 그중에서도 저소득층 노인들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증가할 걸로 예측되는데요.

사회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이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먼저 외면당하는 사각지대가 되기 쉽습니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제도를 계속 확립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꾸준하게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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