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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또 피어오르는 방사청장 교체설…때와 인물 적절한가

[취재파일] 또 피어오르는 방사청장 교체설…때와 인물 적절한가
신원식 국방장관 취임 이후 방사청장 교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방사청은 청장 인계 서류를 준비하는 눈치이고, 유력 후보자 이름도 3명째 나왔습니다. “누가 누구를 민다”는 구체적인 뒷말도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도 방사청장 바뀐다며 특정 인물이 거론됐었습니다. 잊을만하면 교체설이 피어오릅니다.
 
엄동환 현 방사청장이 작년 6월 말 임명됐으니 교체할 때가 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신중하게 따져봐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폴란드 2차 방산수출 계약을 위한 막바지 협상이 한창입니다. 초대형 방산수출 협상의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사령탑 교체가 타당한지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물망에 오르는 후보자들 모두 육사 출신 퇴역 장군으로 ‘외부인’들입니다. 방산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약속이 진심이라면 무기의 획득과 수출로 잔뼈 굵은 ‘방사청 내부인’의 발탁도 고려할 만합니다.
 

폴란드 2차 수출 ‘살얼음판’ 협상 중에…

엄동환 방사청장이 폴란드의 두다 대통령(오른쪽)에게 K9 자주포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작년 17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방산수출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국산 무기를 무더기로 폴란드에 수출하는 계약의 1차분이었습니다. 폴란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을 추가 도입할 계획입니다. 1차보다 훨씬 큰 2차 잭팟이 예상되는데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협상이 한해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폴란드 2차 수출은 1차보다 커진 수출금융 지원과 현지생산 등 조건이 한층 복잡합니다. 방산업체의 한 고위 임원은 “꼬인 매듭이 한올씩 천천히 풀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목표는 연말, 늦어도 내년 초 타결입니다. 2차 계약서에 도장 찍을 때까지 방산업체와 방사청의 원팀 팀워크는 굳건히 유지돼야 합니다.
 
원팀의 사령탑은 방사청장입니다. 엄동환 청장은 작년 1차에 이어 현재 2차 협상도 주도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장수가 바뀌면 원팀의 연속성이 저해됩니다. 폴란드의 정치 지형이 급변해 폴란드 측 무기 도입 책임자인 국방장관도 곧 교체됩니다. 양측 책임자의 동시 교체는 협상의 혼란을 초래하기 십상입니다. 방사청 핵심 관계자는 “폴란드가 흔들릴 때 우리도 흔들리면 2차 협상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육사 천하?…내부 승진은 욕심인가

 
현재 방사청장 후보로 떠오른 2명은 육사 출신의 퇴역 장군입니다. 둘 다 신원식 국방장관과 가까운 인물들입니다. 국방부 소속의 한 장교는 “신 장관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 중 1명에 대해 지지 발언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잠시 부각됐던 방사청장 후보도 육사 출신 퇴역 장군입니다. 해당 장군의 방사청장 임명이 유력하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지난 6월에도 육사 출신 퇴역 장군이 국방부 차관보급에서 방사청장으로 영전한다는 보도가 나온 적 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육사 출신들이 군과 국방부, 관련 기관의 요직을 독차지하는 추세와 맥이 통합니다. 적재적소의 인사라기보다는 안보 권력의 나눠먹기식 인사 성격이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방사청의 2대 임무는 무기 획득과 방산수출입니다. 획득과 수출에 경험 많고 소질 있는 퇴역 육군 장군들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방사청에서 성장한 획득과 수출 전문가들만 못합니다. 이번 정부가 방산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천명했는데 말의 선언을 넘어 행동의 실천을 하겠다면 획득과 수출의 진짜 전문가에게 방사청장 자리를 맡기는 것이 첫걸음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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