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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펀드 사태"…40% 손실 홍콩H지수 ELS 내년 상반기만 최소 3조 원대

"제2의 펀드 사태"…40% 손실 홍콩H지수 ELS 내년 상반기만 최소 3조 원대
홍콩H지수 폭락 여파로 은행권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40%대 원금 손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에서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관련 상품 규모만 8조 원 이상으로, 현 지수 수준이 계속될 경우 손실 규모는 3조 원 대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약 83억 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만기 도래 규모 약 181억 원 중 손실 확정 금액은 약 83억 원으로, 손실률이 45.9%에 달합니다.

은행들은 ELS를 사모·공모를 통해 펀드(ELF)와 신탁(ELT) 형태로 판매했는데,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됩니다.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원금 손실이 발생합니다.

홍콩H지수 기초 ELS에서 원금 손실이 잇따르는 이유는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약세를 지속했기 때문입니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는 지수로, 변동성이 높습니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2,000선을 넘어섰으나 그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6,000대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5,000대가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하나은행에서 손실이 발생한 상품 역시 지난 2021년 상반기 발행된 2년 6개월 만기 상품이었습니다.

ELS의 만기가 통상 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는 내년입니다.

지난 17일 기준 5대 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연계 ELF·ELT의 만기 도래 규모는 내년 상반기 약 8조4천1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4조7천72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1조4천833억 원), 신한은행(1조3천766억 원), 하나은행(7천526억 원), 우리은행(249억 원) 순이었습니다.

은행권은 홍콩H지수 ELS 사태로 수조원대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자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홍콩H지수 ELS 사태가 제2의 펀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본격화하면 혼란이 클 것"이라며 "은행들이 펀드 사태를 겪으면서 판매 절차를 강화하기는 했지만 불완전 판매 논란이 발생할 소지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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