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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불안한 평화' 오늘 가자지구 포성 멈추고 인질 풀려난다

'짧고 불안한 평화' 오늘 가자지구 포성 멈추고 인질 풀려난다
▲ 2023년 10월 20일 하마스에게서 풀려난 미국 국적 인질 모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포성이 48일 만에 일시적으로 멈추게 됐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현지시간으로 24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들어갑니다.

휴전 첫날인 이날 하마스는 240여 명에 이르는 인질 중 먼저 여성과 미성년자 13명을 풀어줄 예정입니다.

오후 4시쯤 국제적십자를 거쳐 이스라엘군에 인계될 인질들은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대신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자국 교도소에 수감 돼 있던 팔레스타인 출신의 여성·미성년 수감자들을 석방하기로 했습니다.

인질과 수감자를 1대 3으로 교환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는 점에 미뤄볼 때 이날 풀려날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는 39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 법무부가 사전에 공개한 석방 예정 수감자 300명의 명단을 보면 16∼18세 사이의 미결수가 대부분이며 14살 어린이도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여성 수감자는 3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죄목은 이스라엘군 등을 겨냥한 투석 등 행위가 많지만 테러조직 지원과 불법무기 소지, 선동, 살인미수 등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법무부는 이중 일부를 하마스 조직원으로 표시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향후 나흘에 걸쳐 총 50명의 인질과 수감자 150명을 석방한다는 계획이지만, 인질 교환 규모가 확대될 경우 휴전 기간을 더 늘릴 여지도 열어놓았습니다.

인질 석방과 일시휴전 합의를 중재한 카타르의 마지드 알안사리 외무부 대변인은 나흘간의 휴전 기간 가자지구 북부는 물론 남부에서도 전투가 전면 중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일시 휴전 마지막 날에 추가적인 인질 석방을 위한 후속 합의가 이뤄지고 인도적 휴전이 영구 휴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면서 카타르 도하의 상황실에서 휴전 준수 여부 및 인질 석방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타르와 함께 협상에 관여한 이집트 당국은 하마스에 군사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금껏 반입이 제한됐던 디젤유가 이날부터 하루 14만 리터씩 가자지구에 전달될 것이며, 휘발유를 실은 트럭도 넉 대씩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식료품 등 원조물자를 실은 트럭 행렬의 규모도 200대로 늘어납니다.

다만, 국제사회의 기대처럼 이번 휴전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평화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합니다.

이스라엘은 휴전이 끝나는 대로 치열한 전투가 재개될 것이라며 벌써 선을 긋고 있습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3일 이스라엘 해군 특공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짧은 일시 휴전이 끝나면 이스라엘군은 최소 2개월간 치열한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군 (사진=AP, 연합뉴스)

그는 하마스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야만 남은 인질이 풀려날 수 있다면서 일시 휴전 기간 전열을 정비하며 전투를 준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하마스의 핵심 근거지로 알려진 이스라엘 북부는 물론 남부 일부 지역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3일 오후 가자시티 북쪽 자발리야 난민촌 주변에선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에 다수의 충돌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하마스의 땅굴 입구 6개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 주요 도시 칸유니스에서 표적 공습으로 하마스 해군 지휘관 오마르 아부 잘랄라를 비롯한 하마스 주요 인사들을 제거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마스 외에도 가자지구에는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를 비롯한 다수의 무장단체가 있다는 점과,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이스라엘을 적대해 온 주변국 무장세력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변수로 꼽힙니다.

실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 휴전 합의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22일 가자지구에서는 인접한 이스라엘 도시들을 겨냥한 로켓이 발사됐습니다.

23일에는 전쟁 발발 이후 국경 너머 이스라엘군과 산발적 교전을 벌여 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한 번에 무려 48발의 로켓을 이스라엘군 기지에 발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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