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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사님 꺼내!" 불타는 전기차에 몸 던진 시민 영웅의 한 마디 "가뜩이나 힘든 삶…다른 게 안 보였죠"

어제(22일) 밤 부산 연제구의 한 교차로에서 전기차 택시가 건물을 들이받은 직후 불길이 치솟자 이를 목격한 시민이 택시 운전사를 신속하게 구조해 큰 인명피해를 막았습니다.

제보 영상에 따르면 연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달리던 아이오닉5 택시가 1층 가게로 돌진합니다.

충돌 직후 택시 보닛에서 푸른 불길이 치솟았고 몇 초 만에 엄청난 화마가 택시와 가게로 번집니다.

집어삼킬 듯한 불길에 주변 행인들도 놀라 안절부절못하는 사이 한 시민이 불이 난 택시로 달려와 운전사를 재빨리 밖으로 끄집어냅니다.

당시 택시 운전사는 차에 불이 붙은 상태에서 문을 열긴 했지만 안전벨트를 풀지 못해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운전사를 구한 시민은 34세 유세림 씨.

유 씨는 "운전자 온몸이 불에 타고 있으니 다른 생각이 안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드는 생각은 '몇 초 더 늦어져 3도 화상을 입게 되면 그 사람 본인이나 가족들 삶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가뜩이나 힘든데'였다"고 말했습니다.

유 씨는 "불이 건물을 반쯤 집어삼키고 있어도 일단 사람이 못 나오고 있으니까 몸부터 먼저 나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나 말고 갈 사람이 없다면 나라도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택시 운전사는 현재 얼굴과 팔,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당시 택시엔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았고, 경찰 조사에서 택시 운전사는 "사고 당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불은 택시와 가게 등을 태우는 등 5천 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고 50여 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전기차에 화재가 날 경우 배터리 온도가 1000도까지 오르는 이른바 '열폭주 현상'을 보이는데, 부산소방재난본부 소방관들은 차량 주변에 이동식 침수조를 설치해 그 안에 물을 가둬 전기차 배터리 부분을 담그는 방식으로 빠른 진화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택시 블랙박스 동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취재 : 홍승연 / 구성 : 진상명 / 편집 : 김남우 / 영상제보 : 박지훈 / 제작 : 디지털뉴스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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