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서울시향이 연주한 '다만세', 소녀시대 유리를 울렸다

[커튼콜+] SM이 클래식도?…서울시향이 연주하는 K팝

스프 커튼콜+
엑소의 히트곡 ‘으르렁’을 서울시향이 연주했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운명’의 테마가 삽입된 전주 후 곧바로 ‘으르렁’의 익숙한 멜로디가 울려 퍼집니다. 엄마와 함께 공연장에 간 소년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는 흑백 화면으로 시작했다가 진행에 따라 컬러로 전환되며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대는’ 활기로 가득 차게 되죠. (▶ ‘으르렁’ 오케스트라 버전 보기)

서울시향이 웬 K팝 연주냐고요? 서울시향은 지난 2020년부터 SM과 MOU를 맺고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한 K팝을 연주해 왔습니다. SM의 클래식 레이블인 SM클래식스가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데 ‘으르렁’이 가장 최근에 나온 곡입니다. 맨 처음 나왔던 곡은 레드벨벳의 히트곡  ‘빨간 맛’이었죠. 그렇다면 왜 K팝 기획사인 SM이 클래식 레이블을 만들고, K팝 오케스트라 시리즈를 하고 있는 걸까요?

SM이 클래식에 관심을 가진 지는 꽤 오래됐습니다. SM 소속 가수들은 종종 K팝 곡에 클래식을 샘플링하기도 했고, 2016년부터 SM스테이션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1주일에 한 곡씩 새로운 음원을 내면서, 클래식과 재즈 같은 다른 장르도 시도했습니다. SM스테이션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피아노 퀸텟’, 플루티스트이자 작곡가인 게리 쇼커의  ‘Regrets and Resolutions’ 등이 올라와 있는데요, 연주에 피아니스트 문정재 씨(지금은 SM클래식스 대표)를 비롯한 유명 클래식 연주자들이 참여했습니다.

SM클래식스 공식 출범 당시, SM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고 있던 이성수 이사를 인터뷰하며 ‘클래식이 음악의 뿌리라고 생각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 관련 기사 보러 가기) 이번에 만난 문정재 SM클래식스 대표도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스프 커튼콜+
“SM이 그냥 자본력도 있고 이런저런 음악을 하다가 클래식스라는 클래식 레이블도 냈다 보다, 이런 게 아니고 사실 굉장히 오랜 기간 준비를 해온 레이블이거든요. SM의 A&R(Artist and Repertory) 맡은 분들이 클래식이 근본적으로 음악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어요… SM이 오래된 회사고 정말 좋은 곡들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 IP를 활용한 2차 저작물을 만들어 여러분들께 다시 소개하는 그런 프로젝트의 하나입니다.”

문정재 대표는 이른바 ‘정통 클래식’ 코스를 밟은 피아니스트입니다. 독일 국립하노버음대를 졸업하고 이 학교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수많은 콩쿠르 입상 경력, 연주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SM이 선택한 첫 클래식 연주자’로 알려졌는데요, SM 스테이션 시절부터 연주자로 SM과 인연을 맺어오다가, SM클래식스가 출범하면서 아예 SM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저는 대관령국제음악제나 다른 클래식 음악회에서 그의 연주를 본 기억이 있는데, 어떻게 K팝 기획사인 SM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이단아처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서 예전에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욕도 많이 먹었어요. 어릴 때부터 가요, 팝, 재즈를 다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1990년대 즈음부터 한국에서 연주할 때 프로그램을 클래식 반, 재즈 반으로 구성한다든지 하는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했죠.

그때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약간 서로를 ‘염탐’하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가요나 영화음악, 드라마음악도 녹음을 많이 했는데, 클래식하는 사람들이 다른 장르 음악을 녹음하러 다닌다는 걸 상상할 수 없는 시절이었거든요. 그래서 문정재라는 본명이 아니라 가명으로 녹음했어요. 그러다 보니 좀 소문이 났나 봐요. 클래식을 하는데 저런 것도 하고, 이쪽저쪽 다 아는 사람이라고.”


문정재 대표가 이끄는 SM클래식스에서 지금까지 내놓은 K팝 오케스트라 버전은 ‘빨간 맛(원곡 레드 벨벳)’에 이어 ‘하루의 끝(종현)’, ‘나무(보아)‘ ‘메이크 어 위시(NCT U)‘ 필 마이 리듬(레드 벨벳)’ ‘셜록(샤이니)’ ‘블랙 맘바(에스파)’ ‘다시 만난 세계(소녀시대)’, ‘헬로 퓨쳐(NCT Dream)’, ‘골든 에이지(NCT)’, ‘으르렁(엑소)’ 등입니다. 모두 음원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연주 장면과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공들여 만든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SM의 수많은 히트곡들 가운데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할 곡을 고르는 기준이 있는 걸까요?

스프 커튼콜+
“기준은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골든 에이지’ 같은 경우는 NCT 네이션 곡인데, NCT 멤버들이 다 모이는 게 저희 회사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기념비적인 거거든요. 클래식 곡(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비창’)이 샘플링되어 있던 곡이라 원곡 발매와 함께 오케스트라 버전도 동시에 내자는 얘기가 나와서 진행했습니다.

아니면 A&R에서 이 시기에는 이 팀을 추억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시기에는 이런 음악이 좀 더 어울리지 않을까, 그런 아이디어를 내는 거죠. 예를 들면 ‘우리가 새로운 SM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만난 세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요. 계절적 요인이나, 발매 몇 주년, 데뷔 몇 주년을 기념할 수도 있고. 올해가 샤이니 15주년이니까 ‘셜록’을 낸 것처럼요.”


오케스트라로 연주할 곡을 고를 때 음악적 특성도 고려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이를테면 멜로디 위주의 곡이 편곡하기 쉽다든지, 비트가 강하고 랩이 많은 곡은 까다롭다든지,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문정재 대표는 ‘메이크 어 위시’의 예를 들면서 제약 없이 어떤 곡이든 다 편곡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SM클래식스는 출범 첫 해인 2020년, 8월 한 달 동안에만 ‘빨간 맛’ 등 세 곡을 내놓았지만, 그 후로 거의 1년 동안 잠잠하다가 다음 곡을 내놨는데요, 그게 ‘메이크 어 위시’였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