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 급식실에서 수백 명의 음식을 만드는 '급식 로봇'이 등장했습니다. 급식 종사자들을 돕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것인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신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 급식실.
점심 시간을 앞두고, 거대한 로봇 팔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2시간 동안 준비해야 할 메뉴는 양념통닭과 김치볶음, 볶음밥까지 무려 720인분.
조리사들이 손질한 식재료들을 올려두면, 급식 로봇들의 활약이 시작됩니다.
뜨거운 기름에 튀김망을 넣고 로봇 팔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면 12분 만에 닭튀김 100인분이 완성되고, 채소, 조미료를 넣어 골고루 섞고 나면, 김치볶음에 볶음밥까지 뚝딱 만들어집니다.
학생들도 로봇이 만든 급식 맛에 합격점을 줬습니다.
[조형찬/학생 : 약간 맛이 없을 줄 알았지만, 로봇이 고수처럼 잘 만들어줘서 맛이 더 맛있어진 것 같아요.]
10억 원 넘는 개발비가 든 급식 로봇 4대가 학교 현장에 배치된 것은 급식 종사자들의 건강 우려 때문입니다.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조리흄으로 인한 폐암 등 산업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희연/서울시교육감 : 시스템 자체를 좀 보완하는 작업들을 하고, 조리 종사원 인력이 부족한 학교를 중심으로 (확대)하게 되지 않을까.]
로봇 도입 못지않게 급식실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김한올/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부장 : (조리사) 1인당 식수 인원을 경감하는 부분이라든지, 폐암의 원인이 되는 조리흄을 경감하기 위한 환기 시설 개선 등 (필요합니다.)]
로봇 도입이 본격화되면 급식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짚어봐야 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이상민)